“생큐 버핏” 미쓰비시상사, 일본 상사 첫 ‘시총 10조엔 클럽’ 진입

입력 2023-06-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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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 보유 지분 확대에 주가 급등
상사 사업 모델 재평가…“전방위 매수세 유입”

▲미쓰비시상사 주가 추이. 출처 CNBC
일본 미쓰비시상사가 무역회사 최초로 주식 시가총액 10조 엔을 돌파했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상사는 전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전장 대비 4% 상승한 7200엔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시총은 10조3499억 엔(약 94조 원)을 기록, 상사 최초로 시총 10조 엔 기업 반열에 올랐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9일 일본 종합상사 5개 곳의 지분을 평균 8.5%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상사의 시총은 버크셔해서웨이의 대량 지분 보유 사실이 처음 확인된 2020년 8월 말부터 현재까지 3배나 급등했다. 필립증권의 마스자와 다케히코 주식부 트레이딩 헤드는 “그동안 일본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던 해외 투자자부터 국내 기관 투자자, 헤지펀드, 개인 투자자까지 전방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상사는 지금까지 시황 연동 주식으로 중장기적 성장을 전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자원에서 소비재까지 폭넓은 사업을 다루는 ‘컨글로머릿(복합기업)’ 업태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제조업 등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상사는 과거 주력이었던 상품 트레이딩으로부터 사업투자나 해외 기업 경영 참여를 통해 배당 수입이나 매각 이익을 노리는 사업 모델로 전환해왔다. 여기에 버핏 회장이 상사 사업 모델에 ‘확실한 보증’을 서주면서, 이를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급격히 확산했다.

상사의 변화는 숫자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자본 효율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된 것이다. 이는 버핏 회장과 기관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지표다. 미쓰비시상사의 올해 1분기 ROE는 15.8%로, 3년 전보다 6%포인트(p)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더한 총 환원액은 6293억 엔으로, 3년 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모리모토 아키라 SMBC닛코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금 흐름 상황이나 재무 건전성을 고려하면 주주환원을 통한 자본 효율 향상의 잠재력은 크다”며 앞으로도 주주 환원의 확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쓰비시상사뿐만 아니라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가는 ‘버핏 효과’로 인해 20일 모두 상장 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동해 도쿄조사센터는 미쓰비시상사의 목표주가를 7600.00엔으로 잡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의 과열감을 지적하기도 한다. 버핏 회장은 상사주에 대해 최대 9.9%까지 보유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2분기 실적에서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망 매물이 출회하면서 8~10월은 주가 상승세가 멈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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