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촉해야” “효력 없어”…부산국제영화제 인사잡음 격화

입력 2023-06-20 14:25수정 2023-06-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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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집행위원장 권한대행 겸 수석 프로그래머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권한대행이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공개적인 비판을 내놓으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인사를 둘러싼 내부갈등이 한층 격화되는 모양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조 운영위원장의 위촉 자체에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영화제를 불과 5개월 앞둔 상황에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영화계에서는 ‘장기 집권’ 중인 이용관 이사장이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새롭게 임명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화제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적 의견이 제기돼 왔다.

20일 남 권한대행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영화수급뿐만 아니라 영화인 섭외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영화계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임명 당시부터 영화단체에서 ‘보류해달라’는 요청까지 나오는 등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 ‘자리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 등을 안건으로 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가 26일 소집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강력한 의사표시를 한 데 대해서는 “이 문제가 해결이 돼야 영화제 준비를 본격적으로 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종국 부산국제영화제 신임 운영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남 권한대행은 하루 전 자신의 SNS에 “이대로 가면 영화계에서 대대적인 보이콧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저는 조 운영위원장을 만나 자진 사퇴를 설득했다”고 밝히면서 “이미 조종국 사퇴가 없으면 영화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영화사가 나온 터라 절박한 심정으로 말했다”고 썼다.

이때 “영화 몇 편 못 튼다고 영화제 못 하는 거 아니지 않느냐”는 답을 조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힌 남 권한대행은 “영화를 포기하는 대신 자신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사람이 과연 영화제 위원장을 맡을 자격이 있을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임시총회 논의 결과와 상관없이 조 운영위원장의 위촉 자체에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9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1차 임시총회에서 기존 ‘18명 이내’로 규정된 이사를 19명으로 1명 늘리는 내용의 정관 개정이 이루어졌고 이 점이 조 운영위원장을 영입하는 근거가 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관 개정시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정관 제51조(정관변경)에 따르면 “이 정관은 총회에서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30초 전에 정관을 개정하고 거기에 의거해 하루만에 새로운 운영위원장을 뽑는다는 것은 효력이 없는 일”이라면서 "조종국 운영위원장 위촉 자체에 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관한 법률자문을 사전에 받았다"면서 "현재 조 운영위원장은 (정관 개정이 선행돼야하는) ‘이사’ 자격이 아닌 ‘집행위원’ 자격으로만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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