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항소 포기할까…연내 국내 송환도 가능

입력 2023-06-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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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한모 씨와 함께 1심 4개월 선고
이미 3개월 구금 돼 사실상 1개월 남아
권 대표 “처벌하기로 했다면 해 달라”
한모 씨 “재판 빨리 끝내고 싶다”
재판 끌던 과거 태도 달라져
열악한 수감 환경 등 때문인 듯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16일(현지시간)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FP연합뉴스
몬테네그로에서 1심을 마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이르면 연내 미국이나 한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빠르게 마무리하길 원하는 피고들이 항소를 포기하면 하반기 인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19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매체 비예스티에 따르면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권 대표와 측근 한모 씨에 각각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벨기에와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사용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3월 말 몬테네그로 경찰에 체포됐던 권 대표 일행은 이로써 약 3개월 만에 1심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동안 권 대표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서도 신문 과정에서 한국어 통역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거나 보석을 신청하는 등 사법 당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최근엔 현지 유력 정치 인사에게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 냈다. 이에 권 대표가 상대적으로 강한 처벌이 예상되는 한국이나 미국으로의 송환을 피하고자 시간을 끌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랬던 권 대표가 최근 들어 심경 변화를 보인다.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1심 재판에 참석한 그는 “나를 처벌하기로 했다면 나만 처벌해 달라”며 측근 한모 씨의 석방을 요청했다. 한모 씨도 “이미 위조여권이 확인됐다면 재판을 빨리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11일 첫 공판 당시 요청했던 여권 진위 확인도 16일 공판에선 취하했다.

수사 도중 권 대표 변호인으로 새로 지정된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1심 선고 후 항소에 대한 말을 아꼈다. 전임 변호인이었던 브란코 안젤리치 변호사는 지난달 “외국 법원 재판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며 송환을 기다리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들이 입장을 바꾼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몬테네그로의 열악한 수감 환경과 수사 압박 등이 심경을 흔든 것으로 추정된다. 비예스티는 특별검찰이 최근 권 대표가 수감 중인 교도소 방까지 압수수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전했다.

권 대표 일행은 이미 3개월 간 구금된 만큼 실제 남은 형기는 1개월가량이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15일 범죄인 인도 절차에 필요한 신병 확보를 위해 권 대표 일행의 구금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이들이 항소하지 않을 시 이르면 연내 다른 국가로의 송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한국 정부 서로 권 대표 송환 우선권을 주장하고 있어 몬테네그로 정부의 고심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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