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거래소 AML 자격증 평균 ‘2.9개’…실명계좌 계약 은행 '눈높이 미달'

입력 2023-06-23 05:00수정 2023-06-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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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 13일 5개 은행에 공문 전달
코인마켓 거래소, “원화 거래 안 돼 유명 프로젝트 상장 어려워”
고위험군에 속하는 가상자산…AML 인력 지금보다 더 늘려야

▲코인마켓거래소 10개사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irtual asset eXchange Association, 이하 VXA)’를 출범 및 상호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도모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VXA)

생존 문제에 직면한 코인마켓 거래소가 존립을 위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코인마켓 거래소 최우선 과제인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역량부터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XA) 회원사에 따르면 올해 시장에서 이슈 몰이했던 코인인 아비트럼(ARB), 앱토스(APT), 수이(SUI) 등을 상장한 곳은 없다.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보통 거래소와 협의 후 상장을 진행하는데, 거래량이 저조하고 원화 입출금이 불가능한 코인마켓 거래소는 사실상 유명 프로젝트와 상장 논의도 어렵다는 것이다.

거래소가 일방적으로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전에 협의를 하고 상장하는 게 일반적인 순서로 통한다.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13일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 계약을 한 5개 은행에 실사요청 공문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우리(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 계정이 없으니까 좋은 프로젝트와 딜 소싱 자체가 힘들다”라며 “기준이 까다로운 게 아니라 좋은 프로젝트들은 우리한테 상장 신청을 안 한다”라고 말했다.

코인마켓 거래소 10개사로 구성된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XA)는 13일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지급 중인 5개 은행에 실명계좌 발급 실사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코인마켓 거래소도 원화마켓 거래소와 동등한 기준으로 평가해달라는 게 주요 골자다.

다만, 업계에서는 VXA의 집단행동이 오히려 은행권에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행동 이전에 은행이 원하는 역량부터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명계좌 계약은 사실 기업과 기업 간 계약이기 때문에 은행이 실명계좌를 내줄 의무가 없다”라며 “자금세탁에 대한 리스크는 은행이 더 크게 지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계약을 하지 않는 게 낫다”라고 설명했다. 은행이 손해 보는 계약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민원에 꼼짝도 안할 것”이라며 “사적 계약의 문제이고 민원 넣는다고 들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명확인 입출금 제도는 위험평가 자금세탁 위험성을 평가하고 너무 고위험이다 싶으면 여러 가지 조건을 단다”라며 “위험 관리 가능한 범위에 들어오면 계약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국제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가 발표한 2022년말 기준 가상자산사업자 ACAMS 국제 자격증 취득자 현황에 따르면 원화 거래소 인력이 보유 중인 자금세탁방지 관련 자격증은 평균 16개인데 반해, 22개 코인마켓 거래소가 보유한 자격증 평균인 2.9개다. 코인마켓 거래소가 보유한 자금세탁방지 관련 자격증은 원화 거래소에 비해 5분의 1수준에 못 미친다.

FIU가 발표한 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도 원화마켓과 코인마켓 간 자금세탁방지 역량 차이가 드러난다. FIU 자료에 따르면, 자금세탁방지 업무 관련 인원은 원화마켓 평균 29명, 코인마켓 평균 7명으로 인력 차이는 약 3배 수준에 이른다.

▲22년말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업무 관련 인원 수 (출처=금융정보분석원(FIU))

게다가 가상자산은 고위험 자산군에 속하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인력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에 있는 변호사는 “일반적인 금융거래와 달리 가상자산은 24시간 거래가 발생하고, 가상자산은 원화에 비해 이상거래가 더 많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관련 인력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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