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수장, ‘충돌 방지’ 8시간 마라톤회담…친강 미국 답방 예정

입력 2023-06-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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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간 소통 채널 열어두고 상황 관리키로
미·중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 한목소리 평가
블링컨·왕이 회동 예정…시진핑 면담 가능성도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UPI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극한으로 치달은 양국 관계가 무력 충돌로 번지지 않기 위해 무려 8시간 동안 얼굴을 맞대고 마라톤회담을 진행했다.

양국은 갈등 해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위기관리’ 차원의 성과를 봤으며, 중국 외교부장의 미국 답방을 추진해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오후 2시 35분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과 업무 만찬을 포함해 총 8시간 동안 얼굴을 맞대고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당국 간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

미국과 중국은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공동 워킹그룹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은 모두 이번 회담이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오해와 오판의 위험을 줄이고자 외교와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한 내용을 공동 이행하고, 이견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대화와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미국 국민의 이익과 가치를 항상 옹호하며, 동맹국과 협력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규범에 따른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진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국 기조에 대해서는 중국이 현 국제질서의 도전세력이며 미국과는 경쟁 관계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힘을 모아 중국을 견제하는 대중 전략에는 변화가 없을 것을 시사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많은 우려 사항을 언급하고 중국과 이해가 일치하는 공통 문제에 대해 협력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친강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전하고, 미국 측에 명확한 요구사항을 내놨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며, 미·중 관계의 가장 중대한 문제이자 가장 돌출된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올해 2월 정찰 풍선 갈등으로 방중이 연기된 후 넉 달 만에 중국 베이징을 찾았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교수장 및 최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이자,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현직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중국 외교라인 일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난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에 시 주석을 예방하게 되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을 초청하는 것과 이를 계기로 한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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