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돌연 입장번복…“정치자금 없었고 위조여권 합법인 줄”

입력 2023-06-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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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정치인 후원 폭로해놓고 뒤늦게 부인
“내가 유죄면 나만 벌 받게 해달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16일(현지시간)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FP연합뉴스
가상자산(가상화폐) 관련 사기 혐의로 몬테네그로에 수감 중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돌연 자신이 제기한 주장들을 전면 뒤집었다.

17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매체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대표 변호인은 “권 대표는 밀로코 스파이치 ‘지금 유럽’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조달에 전혀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권 대표가 스푸즈 구치소에서 진행된 특별검찰청 파견검사 조사를 마친 후 나왔다.

앞서 드리탄 아바조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는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고 권 대표로부터 받았다는 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서한에는 권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한 스파이치 대표에게 2018년부터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권 대표는 같은 내용의 서한을 법무장관과 특별검사실에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총선을 코앞에 뒀던 몬테네그로에서 대규모 정치 스캔들로 번졌고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필리프 아드지치 내무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압수한 권 대표의 노트북에 스파이치 대표와 공동 사업을 진행한 증거가 담겼다”며 “지명수배범과의 거래가 합법일지도 모르지만,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해 스파이치 대표는 “권 대표를 만난 건 지난해가 마지막이었다”며 “나와 우리 당은 인터폴 지명수배자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일을 두고 현지에선 스파이치 대표가 실제로 불법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됐을 거라는 추측과 견제 세력의 모략이라는 주장으로 나뉘고 있다.

권 대표는 위조여권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꿨다. 그는 전날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조 여권 사건 재판에서 “투자 시민권을 제공하는 싱가포르 기관을 통해 여권을 얻었다. 이런 관행은 몬테네그로에도 있다”며 “투자 시민권 프로그램이 특이한 게 아니어서 여권이 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내가 유죄라면 나만 처벌해 달라”며 함께 구금 중인 동료의 석방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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