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제한 풀어달라”…국회서 한목소리

입력 2023-06-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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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회의원 대거 참석…“법안 연내 통과시키겠다”

▲1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양질의 간호조무사 양성을 위한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 제한 폐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전국 간호조무사들이 국회에 모여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자격 학력제한을 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의료법은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응시자격을 ‘특성화고 간호관련 학과 졸업자’, ‘학원의 간호조무사 교습과정 이수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이 간호조무사의 학력을 사실상 ‘고졸’로 제한하고 있단 입장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1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양질의 간호조무사 양성을 위한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 제한 폐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의 간호조무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간호조무사 제도는 간호인력 부족이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업무 체계와 양성 체계가 일치하지 않는 모순이 꾸준히 지적됐다. 간호사와 업무는 크게 분리되지 않지만, 양성과정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2011년 국제대가 간호조무과를 신설했지만, 시험 응시자격 제한으로 인해 졸업하더라도 다시 학원에 다녀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이대승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 소장은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의 응시 자격을 규정하는 목적은 최소역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기업에서 토익 700점 이상을 요구할 수는 있어도, 700점 이상 800점 미만을 뽑겠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더 많이 한 사람은 안 된다는 규정은 옳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의료법은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비의료인이란 모순적인 지위를 부여했다. 간호조무사란 직종에 대한 정의조차 불분명하다”라면서 “양성체계가 달라 전혀 침범할 수 없는데 교육을 할 수도 없다. 응시자격 학력제한 폐지와 더불어 간호인력 제도 개편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구분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성완 백석예술대학 보건행정학 교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간호조무사와 간호사를 구분하기 어렵다”라며 “간호사들이 대학에서 배운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 간호조무사도 학원에서 배운 것에서 추가해 전문대에서 더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십여 년 넘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절대적 찬성, 절대적 반대 목소리만 있어서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라면서 “최소한의 원칙과 지향해야 할 가치도 합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임 과장은 “간호조무사가 양질의 교육과정으로 수준 높은 능력과 술기를 익혀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기회 자체를 국가가 법으로, 제도로 막을 필요는 없다”라면서도 “첨예한 갈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각 이해관계자가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1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양질의 간호조무사 양성을 위한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 제한 폐지 토론회‘ 참석자들이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철폐‘ 플랜카드를 흔들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앞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지난달 간호조무사의 학력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학력 상한선을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우택 국회 부의장, 윤재옥 원내대표, 최재형 의원, 김성원 의원, 조명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이 다수 참석해 이 의원의 법안 통과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윤 원내대표는 “연내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폐지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조 의원은 “간호조무사시험 응시자격 학력제한은 ’한국판 카스트제도‘라고 할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간호조무사들이 과중한 업무, 열악한 업무환경에서 고생하는데 그동안 빛을 많이 못 봤다. 국회에서도 힘을 합쳐 다 같이 돕겠다”라고 말했다.

곽지연 간호조무사협회장은 “학력 제한 때문에 당당해지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 면이 있었다. 학력제한부터 철폐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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