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태양’ 영국, 브렉시트 후 기업환경 ‘최악’

입력 2023-06-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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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환경 악화...높은 세금과 규제가 원인
3월 법인세 19%에서 25%로 인상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표류 중"
물가상승률 8.7%...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

▲2022년 9월 2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호스가즈에 영국 국기가 걸려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경제가 몰락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그 이후의 정치적 혼란이 기업 환경을 ‘최악’으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기업들의 불만이 영국의 투자 환경 악화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5월 영국 사업 확장 계획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투자를 유치하지 않는 ‘숨 막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언급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거부한 영국의 결정은 “EU가 영국보다 사업하기 더 나은 환경임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제임스 다이슨도 “최근 영국 정부가 과학 분야 투자를 태만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헬스케어 기업 후마(Huma)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댄 바닷은 “프랑스와 미국은 세제 혜택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기회를 주려고 노력했다”며 “영국에서는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를 빼앗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영국 정부가 매우 관료적이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시작된 글로벌 산업 유치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에 대한 불만은 높은 세금 부담과 시대에 뒤처진 규제, 정부 지원 부족에 집중돼 있다.

경영진은 “영국 의료 서비스는 구조가 필요하고, 규제는 정비가 필요하며, 세금 인센티브는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상공회의소 회장이자 기술 기업가인 마사 레인 폭스는 “정부가 한 분야의 사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친 기업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이 3월 발표한 예산안은 많은 기업에 또 다른 실망감을 안겨줬다. 독일 및 프랑스와의 투자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예상됐던 3년간의 자본 지출 100% 감면안이 있었지만, 법인세율이 19%에서 25%로 인상된 것이다.

소매 대기업 마크스앤스펜서(M&S) 회장이자 전 보수당 의원인 아치 노먼은 “경쟁력 있는 경제는 규제, 무역, 기술 투자, 기업 지원 방식, 세금 시스템 형성 등에 대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라며 “현재 영국 정책은 브렉시트 이후 표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또한 영국이 갖고 있는 핸디캡에도 주목했다. 영국 경제는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가장 느리게 회복했다. 영국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보다 노동인구가 줄어든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세금 부담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크지만 공공 서비스에는 여전히 자금이 부족하다. 물가상승률도 8.7%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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