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승자 없다”더니 핵무기 늘리는 중국…핵탄두 1년 새 20% 증강

입력 2023-06-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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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년 새 핵탄두 60기 늘려…총 410기
미국과 군사충돌 대비…핵전력 격차 좁혀
러시아와 핵 증강 협력도…고농축 우라늄 수입

▲중국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보인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중국이 핵무기 보유량을 급격하게 늘려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가 공개한 2023년도 연감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1월 기준 410기로 전년 동월 대비 60기(약 20%) 급증했다. SIPR는 “중국이 이미 핵전력을 현저히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의 핵전력 규모에 대해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저 수준”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5000기 이상 보유한 미국과의 대립을 근거로 ‘최저 수준’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핵전력과 관련해 “중국은 계속해서 안보상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핵전력을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탄두 수를 늘렸는지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2006년 국방백서에서 핵전략에 관한 기본 방침을 처음으로 공표했다. △자위를 위한 핵 전략을 견지하고 △핵 증강을 억제하며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비보유국에 대해서는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도 이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다른 나라의 핵 사용에도 부정적 자세를 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핵전쟁에 승자는 없다”고 말했다.

서구권은 중국의 핵무기와 관련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이 핵탄두 수를 공개하지 않아 실태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달 핵 군축 관련 내용이 담긴 ‘히로시마 비전’에서 중국과 관련해 “투명성이 결여된 핵전력의 증강은 세계와 지역 안정에 있어 우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말 중국 군사력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핵탄두 수가 2035년 1500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발사 시설 규모는 300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도 핵 증강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19년 발표한 국방백서에서 핵전력을 ‘국가 주권과 안보 전략의 기초’로 규정하고, 핵 억지력을 높여가겠다고 했다.

배경에 있는 것은 미국에 대한 대응이다. 중국과 미국은 대만과 남중국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향후 군사 충돌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비해 미국과 중국의 핵전력 차를 메우겠다는 목적이다.

세계 최다 핵탄두 보유국인 러시아와 핵 증강에 협력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초 러시아가 지난해 4분기 대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중국에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의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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