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전 세계 신규 원전의 70% 차지…수출서도 영향력

입력 2023-06-11 15:42수정 2023-06-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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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계획 중 3세대 원전 110기서 중국·러시아산 76기
수출 원전 총 33기…러시아, 19기로 과반
중국은 파키스탄·아르헨서 원전 사업
에너지 안보서 주요 열쇠…국제 정치 발언력↑
미국 등 서구권, SMR로 반격 시도

▲사진은 중국 푸젠성에 있는 푸칭 원자력발전소 전경. 푸칭(중국)/신화뉴시스

중국과 러시아가 글로벌 원자력발전소 분야에서 엄청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두 나라는 전 세계에서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원전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으며, 원전 수출을 통해 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세계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는 일본 해외전력조사회(JEPIC)에 따르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안전 대책이 강화된 ‘3세대 원전’은 올해 1월 기준 총 110기가 세계 곳곳에서 계획 또는 건설되고 있다. 중국산 원전이 46기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산 원전이 30기로 그 뒤를 이었다. 전체의 69%가 중국과 러시아산인 셈이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원전 수출이었다. 원전 총 110기 가운데 수출하는 원전은 33기였는데 러시아산이 19기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구권 국가의 견제가 심해졌음에도 러시아는 원전 부문에서 세계적 영향력을 유지했다.

중국은 파키스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원전 건설 계획 중지를 요구했지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끝내 건설을 결정했다. 그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 위협론을 부추겼지만, 그러한 생각에 동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구로다 유지 JEPIC 상임연구원은 “중국은 안전성과 효율을 높인 자체 개발 3세대 원전인 ‘화룽 1호’를 신흥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안보 열쇠를 쥔 원전 분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입지가 강해질수록 국제 정치에서의 이들의 발언력도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러시아는 원전 외교를 통해 튀르키예를 자기 진영에 포섭하려 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서도 수출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다수의 신설 계획이 재검토되면서 관련 산업이 정체됐다. 그러나 서구권은 최근 차세대 원전으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서구권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4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로(SMR)다. SMR는 경제성과 안전성이 향상된 300메가와트(㎿)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뜻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태국이나 필리핀에 SMR를 수출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한다. 미국 SMR 스타트업 뉴스케일파워는 루마니아에서의 원전 건술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최근 기존 원자로를 보다 안전한 차세대 원자로로 교체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서구권은 엔지니어 퇴직으로 인해 기술적 측면에서 중국, 러시아에 밀리거나 원전 핵연료를 확보하는 어려움 등이 난관이다.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전 세계적으로 한정돼 있는데 러시아가 이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4월 일명 ‘핵 연료 동맹’을 결성했다. 서구권 원전에서 러시아 핵연료를 배제하겠다는 목표지만,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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