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바머’ 테드 카진스키, 교도소서 81세에 사망

입력 2023-06-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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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소포로 사제폭탄 보내 3명 사망·23명 부상 입혀
전도유명한 수학자였으나 기술문명·산업사회 폐해 반감
생면부지 관련 인물들에게 폭탄 보내

▲‘유나바머’로 불린 폭탄 테러범 시어도어 테드 카진스키(가운데)가 1996년 4월 몬태나주 헬레나에서 연방 수사요원들에게 체포돼 법원으로 연행되고 있다. 카진스키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노스캐롤라이나 교도소에서 10일(현지시각) 사망했다. 헬레나(미국)/AP연합뉴스
17년간 생면부지의 인사들에게 폭탄 수십 개를 보내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유나바머’ 시오도르 테드 카진스키(81)가 수감 중 사망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카진스키는 이날 아침 노스캐롤라이나주 부트너 연방교도소 내 의료시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오전 8시경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현재까지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교도관의 발언을 인용해 그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7년에 걸쳐 사제폭탄을 미국의 대학과 항공사 등에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다치게 한 연쇄 폭탄 테러범이다. 그의 테러 대상이 주로 대학과 항공사였다는 점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카진스키를 대학(University)을 뜻하는 영어단어의 머리글자 ‘Un’과 항공사(Airline)를 뜻하는 영어단어의 머리글자 ‘A’, 폭탄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의 ‘Bomber’를 조합한 대명사 ‘유나바머’로 불렀다.

1942년 시카고에서 폴란드 이민자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카진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로 통했다. 두 차례 월반하면서 16세 때 하버드 수학과에 조기 입학했다. 이후 미시간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25세에 UC버클리 교수로 임용됐다. 하지만 카진스키는 교수로 임용된 지 2년 만에 별다른 사유 없이 돌연 사직서를 내고 문명 생활과 단절된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몬태나주 깊은 산골에 오두막을 지어 사냥과 농사로 자급자족하며 생활했다.

전도유망한 수학과 교수였던 그가 폭탄 테러범이 된 것은 기술 문명과 산업사회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그는 기술 문명과 산업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등 인류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기술개발에 연관된 과학자는 물론 로비스트, 기술산업 업계 종사자 등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았다.

그가 무려 17년이나 어떠한 증거도 남기지 않고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해 테러를 일으키면서 1980~90년대 미국에선 우편물 수령 공포가 일기도 했다. 카진스키는 검거 전인 1995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신문에 3만5000단어 분량의 선언문 ‘산업사회와 미래’를 보내 이를 실어주면 범행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해당 선언문에는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혁명을 통해 산업사회를 전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당시 언론사들은 당국과 논의 끝에, 그의 요구를 수용해 신문에 그의 선언문을 실었다.

해당 선언문을 본 그의 동생 데이비드 카잔스키는 형의 문체와 선언문의 문체가 비슷하다면서 FBI에 제보했고, FBI는 1996년 몬태나주 강가에서 사냥과 채집 등으로 자급자족 생활을 하던 그를 검거했다. 카진스키는 1998년 16건의 폭탄 테러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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