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로 황색 연기 뒤덮인 북미…뉴욕 대기질 세계 최악

입력 2023-06-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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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대기질지수 342까지 치솟아...뉴델리 제치고 1위
대기질 경보 발령에 야외 활동·항공편·경기 등 취소
시민, 코로나19 이후 버렸던 마스크 다시 착용
캐나다, 올해 400건 이상 화재 발생
남한 면적 3분의 1 이상 태워

▲7일(현지시간) 캐나다 산불로 연기가 자욱한 미국 뉴욕에서 자동차들이 월드트레이드 센터를 지나 웨스트 스트리트로 이동하고 있다. 뉴욕(미국)/AP뉴시스
캐나다 산불 여파로 북미 전역이 황색 연기에 뒤덮이고, 미국 뉴욕의 대기질은 세계 최악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뉴욕의 대기질지수(AQI)는 342까지 치솟아 고질적인 스모그로 악명 높은 인도 뉴델리를 제치고 세계 주요 도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최대 500까지 측정하는 AQI는 300을 넘으면 ‘위험’ 수위로 분류한다. 위험 수위가 되면 천식·심혈관 질환 등의 환자와 노인, 임산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례 없는 대기질 악화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버렸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다. 뉴욕과 워싱턴의 학교는 야외 활동을 취소했다. 미연방항공청(FAA)은 “산불 연기로 가시성이 낮아졌다”며 동부 해안과 중서부에서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지연했다.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뉴욕 경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필라델피아 경기도 취소됐다.

▲캐나다 산불로 황색 연기가 자욱한 미국 뉴욕에서 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월드트레이드 센터 인근 도로를 횡단하고 있다. 뉴욕(미국)/AP뉴시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시민에게 실내에 머무르고 창문을 닫아둘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정도 규모의 일을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일지 모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당국은 수도 오타와의 대기질을 ‘매우 높은 위험’으로 분류했다. 퀘벡과 온타리오주의 많은 지역이 대기질 경보 대상에 포함됐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10개 주 대부분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주요 원유 생산지인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12개 이상의 석유·가스 회사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기도 했다. 캐나다 비상계획부에 따르면 올해 414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400만 헥타르(약 4만 ㎢)가 불에 탔다. 이는 남한 면적(약 10만 ㎢)의 3분의 1 이상이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올해 캐나다의 산불 시즌은 이례적으로 빨리 시작됐다. FT는 지구 온난화로 북반구 온도가 상승해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북극의 눈과 얼음이 녹아 평균 기온이 적도 부근보다 빠르게 상승했다”며 “북극 한대림의 화재가 최근 10년 동안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기후 관측기관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지난달은 기후 관측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더운 5월로 기록됐다. 해수면 온도도 3월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해 이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에서 7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마스크를 쓰고 캐나다 산불로 짙은 황색 스모그가 깔린 도시를 보고 있다. 뉴욕(미국)/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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