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재난문자’에 공포 질린 시민들…“씻다가 뛰쳐나왔는데”

입력 2023-05-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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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오전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발령 위급 재난문자(왼쪽). 서울시는 이어 6시41분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는 문자를 다시 보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서울지역의 경계경보 발령 위급재난문자와 행정안전부의 ‘오발령’ 정정으로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6시 29분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된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이후 서울시는 오전 6시 41분께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는 위급재난문자를 보냈다. 경계경보는 적의 지상공격 및 침투가 예상되거나 적의 항공기나 유도탄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7시 3분께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보냈고,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소식을 알린 합동참모본부도 “북한 발사체는 서해상으로 비행해 수도권 지역과는 무관하다”고 알렸다.

약 30분간의 혼란이 ‘오발령’으로 정정되면서 시민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성동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황 모(26)씨는 “샤워 중 경보 알람에 놀라 다급히 뛰쳐나왔다”며 “황당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김 모(39)씨는 “경계경보에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는지 묻기까지 했다”면서 “그런데 오발령이라니 뒷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른 아침 연이은 재난문자로 인해 혼잡을 빚은 만큼 온라인상에서는 ‘사기 경보’, ‘대국민 모닝콜’이라는 비난까지 쇄도하고 있다.

또 오발송과는 별개로 오전 6시 32분부로 발령된 경계경보 문자가 9분이나 늦게 발송된 데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경계경보 발령 위급재난문자가 ‘경보 미수신 지역 자체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발송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이날 오전 6시 30분께 행정안전부 중앙통제소에서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이라는 지령 방송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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