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 본질, 효율적·안정적 고객자산 증대…BDC 세제혜택 검토해야”

입력 2023-05-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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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주최한 ‘최근 경제 여건 변화와 자산운용업계 수익률·신뢰성 제고’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hihello

자산운용업계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단기적 수수료와 상품 쏠림을 지양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장기적 전략 추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최근 경제 여건 변화와 자산운용업계 수익률·신뢰성 제고’ 세미나에서 기조발표를 통해 “자산운용업의 본질은 고객 신뢰 회복을 기반으로 효율적 자산운용을 통한 고객자산의 안정적 증대”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금융위원회가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주최하는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총 5회 예정)’의 4번째 행사다.

이 대표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로 금융사의 책임이 증가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 역시 대규모 자본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업계는 단순한 자본 공급, 금융거래 지원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이 수반돼야 한다”며 자산운용업계의 주요 과제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디지털 기술 투자 확대 △장기 투자문화 구축 △OCIO 시장 확대 가속화 △국내 자산운용사의 해외 진출 확대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펀드 육성으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높은 변동성 리스크에 노출됐다”며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기반으로 꾸준한 초과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자산운용 업계 전반에서 양호한 성과 시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세미나 발표 세션에서는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자산운용업계 수익률 제고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직접투자와 상장지수펀드(ETF) 선호가 증가하면서 공모펀드의 성장성은 둔화했다”며 “직접투자 및 패시브 투자의 급성장은 투자의 안전성을 낮추고 시장의 비효율성은 증대시킬 수 있어 전문가에 의한 액티브형 공모펀드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판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판매보수와 수수료 체계의 유연화를 제시했다. 국내 운용사의 평균 운용보수는 지속해서 축소하는 가운데 운용사 간 수수료 경쟁은 확대되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 평균 보수율은 2019년 0.61%에서 2022년 0.47%로 감소한 반면, 운용 비용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로 증가했다.

그는 “국내 펀드 판매보수는 운용사에 의해 일괄 결정돼 판매사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적다”며 “그 결과 고객 접점이 많은 대형 판매사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클래스별 판매 비용을 동일화하는 규제나 펀드의 보수 및 수수료 상한을 철폐해 판매 채널 간 유효경쟁을 촉진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펀드 판매보수 자율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선취 수수료는 같은 펀드에 대해서 같은 보수를 수취하기 때문에 판매사가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에게 단기 위주의 상품을 권유한다. 반면, 자문수수료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의 공모펀드는 자문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특정 펀드에 대한 판매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펀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자문서비스는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자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험자본을 통한 창업·벤처기업의 성장이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혁신 벤처기업에 특화된 투자기구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선임위원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특화 벤처투자기구로서의 제반 요소를 갖추고 있으므로, 다른 나라와 같이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BDC와 유사한 해외 제도는 각국 모험자본 발전도에 따라 일정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BDC 세제혜택에 대한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 발표 세션에선 자산운용업계 신뢰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패시브 펀드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펀드런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검토를 조언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펀드는 예금과 달리 환매요청과 인출과정 사이에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온라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디지털 펀드런’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함한 그림자 금융은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돼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펀드런의 경우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자산매각과 평가가치 하락이 자금인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막연한 불안감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고, 환매요청 순서에 따라 투자자 손익이 달라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최근 경제여건의 변화와 펀드 시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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