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AI, 알파벳 ‘X’ 세계관 알면 보인다?

입력 2023-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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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X.AI’ 설립...구체적인 사업 방향 미지수
머스크, ‘X’로 자신만의 세계관 구축
사명, 아들 이름 등 곳곳에 넣어
변화·가속 등 상징…AI 발전에 엄청난 가속도 불을 것 예상
“시대 바꾸는 장치 만들려 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현지 개인 집무실을 떠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네바다주에 ‘X.AI’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며 인공지능(AI) 개발에 나섰다.

아직 X.AI의 사업 방향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하지만 그가 “나의 목표는 X. 진리를 탐구하고, 어떠한 우주도 이해하는 AI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머스크가 AI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새로 설립한 회사 이름에 또 알파벳 ‘X’가 들어갔다는 점이다. X는 머스크가 좋아하는 알파벳이다. 그가 2002년 설립한 항공우주 업체는 ‘스페이스X’고, 테슬라가 2015년 출시한 첫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름은 ‘모델X’다. 지난해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 사명도 플랫폼 업체 X에 흡수합병하면서 X로 바꾼 것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심지어 그가 2020년 캐나다 팝가수 그라임스 사이에서 낳은 아들 이름은 ‘X Æ A-12’.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한 암호 같은 이 이름에는 알파벳 ‘X’와 인공지능(AI)을 뜻하는 ‘Æ’ 등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았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X’로 구축하는 세계관에 진심이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머스크가 X에 무언가 대입하면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머스크는 알파벳 X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X라고 하는 알파벳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뜻하는 용어 ‘DX’에 X가 들어가는 것처럼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수학에서는 ‘변수’를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보면 X는 무언가를 가속하는 ‘가속 변수’로 볼 수도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에서 반세기 넘게 적용돼온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 증가한다는 것으로, 반도체 기술의 무서운 속도전을 상징하는 이론)을 변수로 나타내면 ‘2의 2분의 X승’으로 볼 수 있다.

▲오픈AI와 인공지능 챗봇 ‘챗GPT’ 웹사이트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를 AI에도 접목해 보면 어떨까.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AI 챗봇 ‘챗GPT’는 무어의 법칙에 더해 딥러닝과 같은 학습 방법과 인터넷상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가 탄생의 토대가 됐다. 챗GPT의 지식이 늘어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복리로 매년 55%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언뜻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챗GPT와 같은 AI 챗봇 원리 자체는 단순하다. AI에게 문법이나 글을 일일이 가르쳐줄 필요도 없다. AI가 알아서 학습과 추론을 통해 인간이 선호하는 어휘와 용어를 선택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또다시 데이터를 축적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AI의 데이터 증가에 가속도가 붙게 되는 비결이 된다.

닛케이는 머스크가 이러한 AI의 발전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게 되는 본질을 오래전부터 간파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3월 글로벌 인공지능(AI) 및 IT업계 리더들과 함께 AI 시스템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자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원래 오픈AI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이었지만 2018년 또 다른 공동 설립자이자 현 CEO인 샘 알트먼과 갈등을 빚으면서 오픈AI와 결별했다. 한때 자신이 공동 설립했던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성공 가도를 달리자 불안해서였을까.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AI 개발 중단 요구에 목소리를 보탠 것이 자신이 설립한 X.AI에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머스크가 X.AI를 등록한 시기가 AI 개발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에 사인한 시기와 비슷하게 맞물린 데다, 테슬라를 통해 이미지 생성에 필요한 프로세서 GPU를 1만 개나 사들였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머스크가 AI가 불러올 가속의 본질을 알고 시대를 바꾸는 장치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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