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반도체 전쟁 본격화…삼성·SK, 中 마이크론 첫 제재 기회 또는 역풍 직면

입력 2023-05-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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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제재에 반격 포문
중국 고객사들, 한국 기업으로 대체 가능성
미ㆍ중 사이서 역풍 맞을 수도
지난달 미국 정부, 우리 기업에 반사이익 경고

▲스마트폰 화면에 마이크론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반도체 업체 중 처음으로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구매 중단을 지시하면서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의 반도체 전쟁도 본격화했다. 한국 기업들은 마이크론 대체자로서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미국의 견제에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커졌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며칠 전 법률에 따라 중국에서 판매되는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네트워크 보안 심사를 했다”며 “검토 결과 마이크론 제품은 중국의 정보 인프라에 위험을 초래하고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CAC는 “이로 인해 당국은 마이크론 제품이 보안 심사를 통과해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규정에 따라 중국의 주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는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미국이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기로 하고 일본과 네덜란드 등 반도체 동맹국에 동참을 요구한 데 따른 중국의 반격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마이크론의 중국 고객사들이 미국산 반도체를 자국산이나 한국산으로 대체하려 하는 만큼 이번 결정은 중국 공급망을 통해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과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며 “이들은 마이크론의 경쟁자로, 이미 중국과 상당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하는 마이크론으로선 대체자들이 시장에 남아있다는 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경쟁사에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게 마이크론이 중국의 명확한 첫 타깃이 된 이유”라며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기업들이 마이크론을 공급망에서 제거하려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과 SK가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중국에서의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이 마이크론 판매를 금지하면 판매 확대를 자제해달라”고 한국 기업들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조처하기 전 미리 우리 기업들에 반사이익을 경고한 것이다.

한편 이번 결정이 중국이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기에 앞서 주도권을 가지려는 행동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침 중국의 발표가 있기 몇 시간 전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미·중 관계는 매우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6월 싱가포르에서 만날 예정인 리상푸 중국 국방장관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리 장관은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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