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기획하고 선별까지…소비시장서 AI 역할 커진다

입력 2023-05-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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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상품 추천 넘어 활용 범위 확대

AI로 고품질 사과 선별…음식 조리법 배운 로봇, 호텔 투입
챗GPT 기반 챗봇, 주류 레시피·맛·디자인 기획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사진제공=롯데쇼핑)

국내 소비시장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간 AI 활용은 개인화 서비스 측면에서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고품질의 상품을 선별하고 레시피를 제안하거나 더 나아가 음식까지 조리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AI가 선별한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판매한다.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반의 AI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이 적용된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중량과 당도 외에도 품목별 특성을 반영해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복숭아 등 과류에서는 성숙 전 핵이 갈라지는 핵할 현상도 선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기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그간 AI 선별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황금 당도 머스크 멜론, 황금당도 하미과 등을 선보였는데 당시에도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당시 멜론의 변과 과숙 등 내부 결함을 찾아내 고객 불만 건수를 크게 개선했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레시피 설계와 음식 조리에도 AI 기술이 잇달아 적용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주류 제조사 부루구루와 손잡고 AI를 활용해 만든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내놨다. 이 제품은 챗GPT 기반 챗봇 아숙업(AskUp)을 통해 기획됐다. 맛, 알코올 도수, 레시피, 디자인, 상품명, 가격 등에 아숙업의 의견이 반영됐다.

개발 초기 한 달여 기간 동안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의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등 다양한 질문과 답을 주고받은 끝에 상품이 만들어졌다는 게 GS25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민트색과 노란색을 교차 적용해 상품의 맛을 색으로 표현한 것 역시 챗본 아숙업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GS25는 이번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다른 상품까지 AI 기술 응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GS25에서 모델이 챗GPT 기반 챗봇이 레시피 등을 기획해 만든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바라보고 있다. 제품 디자인 역시 챗GPT의 의견이 반영됐다. (사진제공=GS리테일)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은 ‘AI 셰프 그릴 로봇(AI Chef Grill Robot)’을 도입했다. 호텔업계에서 AI 셰프 로봇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I 셰프 그릴 로봇은 전문 셰프의 조리법을 AI 학습을 통해 동일하게 구현해 조리하는 로봇이다. 구체적으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출신 총 주방장 다미앙 셀므의 스테이크 마이야르 반응과 육즙 보존 요소들을 분자센서로 분석해 맛을 동일하게 구현했다. 향후 AI 셰프 그릴 로봇을 활용해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일 것이라는 게 안다즈 서울 강남의 계획이다.

그간 유통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소비 시장에서 AI가 활용되던 범위는 간단한 챗봇 기능을 비롯해 알고리즘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 정도의 수준이었다. 실제로 쿠팡, 롯데온 등 이커머스업체들은 개인의 소비 성향을 분석,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는 상품 리뷰 요약 기능을 담은 쇼핑GPT ‘옥순AI’ 베타 서비스에 나섰고 명품 플랫폼인 발란은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추천 광고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오픈소스인 챗GPT가 보급되면서 상품 선별, 기획, 음식 조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재 영역은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하는 만큼 앞으로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고품질의 우수한 상품을 꾸준하게 선보이기 위해 고도화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라면서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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