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서 야권 돌풍...정권교체 위한 과반 376석은 확보 못 해

입력 2023-05-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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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14일(현지시간) 총선이 치러진 가운데 이날 저녁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방콕에서 취재진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방콕/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민주 진영’ 야권 주요 2개 정당이 하원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야권이 승리하긴 했지만, 정권교체에 필요한 의석 376석은 확보하지 못해 정권교체 여부는 연립정부 구성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15일 새벽 00시34분 현재(개표율 85.6% 기준) 진보정당 전진당(MFP)은 500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151석을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6)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이 141석으로 뒤를 이어, 군부 축출을 내건 양대 야당이 모두 292석을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왕실모독죄와 징병제 폐지 등 파격적인 개혁을 내세운 전진당은 피타 림짜른랏(42) 대표가 총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한 데 이어 실제 이날 총선에서도 예상을 뛰어넘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제1야당 프아타이당 친나왓이 총리 후보로 나선 프아타이당은 전진당 못지않은 지지를 받긴 했지만 2001년 이후 선거에서 1당 자리를 처음으로 빼앗길 처지가 됐다.

반면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쁘라윳 짠오차(69) 총리가 이끄는 루엄타이쌍찻당(UTN)과 쁘라윳 웡수완(78) 부총리의 빨랑쁘라차랏당(PPRP) 등 군부 정당들은 100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야권이 확보한 의석수가 정권을 교체하는 데 필요한 376석에는 미치지 못해, 태국 행정수반인 총리가 선출되는 7월 말·8월 초까지 태국 정치권이 연정 구성을 위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출구조사가 끝난 직후 피타 대표는 현 여당을 겨냥하며 “현재 야당이 국민이 내주신 정답이다”면서 “우리는 그 메시지에 충실할 것이며 다른 사람들을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나왓이 이끄는 프아타이당과 다른 군소정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는 패통탄이 9년간의 군부 집권의 막을 내릴지, 군부 통치가 유지될지였다. 하지만 어떤 정당도 연정 없이 단독으로 총리 자리를 따낼 만큼 충분한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해 야당에 의한 정권교체가 실현될지는 불투명해지게 됐다.

의회가 선출하는 총리는 군부가 임명한 상원 250명과 이날 총선에서 뽑은 하원 500명 등 750명 가운데 과반 이상인 최소 376석을 확보한 정당이나 연정 세력이 차지할 수 있다. 상원 250명은 사실상 군부 정당이 내세운 후보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친군파는 126개 의석만 있으면 현 정권 유지가 가능하며, 다른 연립여당의 의석을 더하면 정권 유지에 필요한 최저 의석 확보 수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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