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배터리 필요 없다? 달리면서 충전하는 시대 성큼

입력 2023-05-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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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무선 충전 고속도로 추진
미국 디트로이트에 시범 도로 구축
전기차 배터리 크기 70% 축소 가능
고성능 배터리 수요 떨어질 가능성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도로 위를 달리면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기 가능한 무선 충전 도로가 현실화하고 있다. 무선 충전 도로가 확산하면 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구축할 예정이다. 스웨덴 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랜드 섀넌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유럽 고속도로 20호선의 스웨덴 구간에 전기차 전용 도로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은 이미 2018년 고틀랜드 섬에 세계 최초로 1.6㎞ 길이의 무선 충전 도로를 시범 도입했다. 도로 아래 코일을 깔고 전류를 흘려 전기차 바닥의 수신 장치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해당 도로에서는 40톤 전기 트럭이 최대 시속 60㎞로 도로 200m를 주행했을 때 평균 70킬로와트(kW)의 충전 속도를 보였다. 이는 급속 충전기에 해당하는 속도다.

전 세계적으로 무선 충전 도로 도입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는 올해 안에 디트로이트에 1.6㎞ 길이의 전기차 무선 충전 도로를 시범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인디애나주도 시범 프로젝트로 0.4㎞ 구간에 무선 충전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무선 충전 도로가 현실화하면 충전기를 차에 꽂지 않아도 충전이 가능해진다. 전기차 배터리의 크기도 줄일 수 있다. 더 이상 용량이 큰 배터리가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크기가 줄어들면 내연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무거웠던 전기차가 경량화돼 전비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무선 충전 도로의 확산은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무선 충전 시대에는 주행거리가 긴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 무겁고 비싼 고용량ㆍ고성능 배터리보다는 저렴하고 가벼운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이 개발되면 전체 배터리 사용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의 매출이나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10년에서 2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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