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항공사 결항·지연시 ‘현금보상’ 추진...업계는 볼멘소리

입력 2023-05-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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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작년 말 항공대란 이후 관련 정책 추진 예고
일각선 재선 염두한 정책 추진이라는 비판도

▲지난해 12월 미국 루이지애나 켄너시의 루이암스트롱뉴올리언스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사우스웨스트항공 결항에 쌓여져 있는 수하물들에서 자신의 짐을 찾고 있다. 켄너(미국)/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항공편의 결항과 지연 문제와 관련해 환불 외 별도 보상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잦은 항공편 취소와 장시간 지연에 대한 “역사적인 새 규정을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는 모든 미 항공사가 그들의 책임으로 항공편 취소와 지연이 발생할 때마다 호텔, 재예약 비용, 현금 마일리지, 여행 바우처 등으로 보상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발적이 아닌 의무사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사는 항공편 결항이나 취소에 대한 현금 보상의 의무가 없다. 이에 항공사가 어떠한 이유로든 항공편을 취소할 경우 승객은 환불을 요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 환불 대신 여행 바우처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항공편 지연의 경우 보상책이 거의 없다.

반면,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은 항공사 문제로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환불 외에 최대 600유로 상당의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항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는지 알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시간은 중요하다. 그것이 미국 소비자 보호를 위해 중요한 조치를 발표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이날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항공사가 상당 시간의 비행 지연이나 결항과 관련해 항공사에 책임이 있는 경우 보상하도록 하는 새 규정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교통부는 보상 액수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다.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여파에 여행 수요가 급감하자 인력을 대폭 줄였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동 제한 규제가 풀리면서 폭발한 여행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미국 일부 지역에 불어닥친 겨울 폭풍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약 1만7000편에 달하는 무더기 결항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고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항공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에어라인스포아메리카는 성명을 내고 “미국 항공사들은 (일부러)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요인이 없으며 항공편이 정시에 출발하고 도착하도록 통제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면서도 항상 안전이 최우선 순위”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극한의 날씨와 항공 교통 통제 문제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비행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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