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계 무역…FTA·관세 역할 줄어든다

입력 2023-05-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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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상품 비중 축소…환경 규제 등 간접 비용에 관심
의회 승인 없는 좁은 협정 선호…비관세 장벽 중요성 ↑

▲미국 뉴욕주 뉴저지 항구에 화물선이 정박해 있다. 뉴저지(미국)/AFP연합뉴스
글로벌 외교·무역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관세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각국 정부는 최근 더 협소하고 논란이 적은 협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 저작권, 대기 질, 기술 및 제품 표준 등 다양한 문제를 정부 차원의 협정에서 중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무역 재편은 글로벌 경제·정치적 조류의 변화에 의해 주도됐다. 서비스와 온라인 상거래 산업의 급부상으로 세계 무역에서 물리적 상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했다.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나라의 임금과 생산 비용 격차가 줄어들면서, 환경 규제와 같은 간접 비용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FTA의 까다로운 정치적 절차는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춘 더 좁은 협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일례로 미국과 EU와 2008년 체결한 양자 간 항공 안전 협정은 발효되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새로운 협정 중 일부는 규제 당국 간에 이뤄지며, FTA와는 달리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현재 동맹국들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도·태평양과의 지역 협정은 관세에 손을 대지 않은 채 경제적 유대와 공급망을 강화하려 한다. 이들 모두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낮은 수준의 현행 관세로 인해 규제, 산업 표준 등 비관세 장벽(NTB)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자동차 범퍼 설계 및 제약 공장 규칙과 같이 겉보기에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NTB를 줄이는 것이 잠재적으로 무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시그네 랏소 EU 집행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관세를 철폐하더라도 비관세 장벽이 여전히 있다면 시장에 접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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