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사용지침] '5G 중간요금제' 8개월…10명 중 9명 “그게 뭔데요?”

입력 2023-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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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중 177명 “5G 중간요금제, 모른다” 대답
작년 8월 이후 2차 나왔지만...여전히 지적 나와
“소비자 선택 확대, 물가 부담 완화”홍보와 대비
소비자 “데이터는 대폭, 요금은 찔끔 줄여” 비판

▲4월 30일 오후 기자가 직접 신도림 테크노마트 앞을 지나가는 시민 100명에게 ‘5G 중간요금제를 아느냐’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사진= 임유진기자 @newjean)

#“중간요금제요? 그게 뭔데요? (설명을 들은 후) ‘중간’요금제가 ‘중간’이 아닌데요? 데이터만 중간이 아니라 가격도 중간이 돼야죠”

2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일명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자주 찾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다. 그는 이곳에서 전자기기 구매를 즐겨하지만 ‘5G 중간요금제’는 생소하기 그지 없다. 중간요금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통신요금 정책을 이해했지만, 이같은 가입 의지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으로 이동통신 3사가 두 차례에 걸쳐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였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비 인하 효과 역시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에 5G 중간요금제가 무늬만 ‘중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방문한 시민 100명을 취재한 결과, ‘5G 중간요금제를 아느냐’는 질문에 100명 중 8명만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1차 5G 중간요금제가 나온 작년 8월 23일로부터 8개월이 지났으나 아직 8%만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조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지가 4월 25일부터 28일까지 SNS에서 100명에게 ‘5G 중간요금제를 아느냐’고 묻자 100명 중 15명만이 인지하고 있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쳐 약 11.5%만 5G 중간요금제를 알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사들이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크게 확대됐다”라면서 “최근 고물가로 시름하는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홍보한 것과는 대비되는 현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나온 1차 5G 중간요금제는 약 3개월 동안 이용자를 5G 전체 가입자의 1.6%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4~31GB 등 비교적 적은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가격이 크게 인하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8월 통신3사는 1차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 24GB (5만9000 원) △LG유플러스 31GB (6만1000 원) △KT 30GB (6만1000 원) 등이었다.

더 세분화된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통신 업계는)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통신사들에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다시 주문했다. 이에 올 3~4월 통신3사는 2차 5G 중간요금제를 다시 선보였다. 이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SK텔레콤 37GB (6만2000 원) △LG유플러스 50GB(6만1000 원) △KT 50GB (6만3000 원) 등이다.

그러나 여전히 2차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5G 중간요금제를 모른다고 대답한 소비자들은 “5G 중간요금제로 변경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4월 30일 오후 기자가 직접 신도림 테크노마트 앞을 지나가는 시민 100명에게 ‘5G 중간요금제를 아느냐’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사진= 임유진기자 @newjean)

이번에도 높은 가격과 적은 데이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요금은 찔끔, 데이터는 대폭 줄였다”면서 “기존의 고가 5G 요금제와 5G 중간요금제 간 데이터 차이에 비해 줄어든 요금이 크지 않아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신모씨는 “그동안 5G 좀 편하게 쓸 수 있는 요금제 중 그나마 저렴한 게 6만원 후반대였는데 새로 나온 ‘중간요금제’도 대부분 6만 원대라니 말만 ‘중간’이지 요금은 ‘중간’이 아니다”라며 “4만~5만 원 초반은 돼야 말 그대로 중간요금제로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역시 5G 중간요금제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사회경제1팀장은 “이통3사에서 5G중간요금제가 나오긴 했지만 말만 그렇지, 사실은 고가요금제”라며 “실제로 6만 원대 요금제기 때문에 그 혜택을 볼 수 있는 분들은 7만 원대 이상을 쓰시던 고객들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가요금제를 중심으로 중간요금제가 나왔는데, 저가요금제에서도 경쟁이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동통신사는 고객의 선택권을 넓힌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데이터 적게 쓰는 사람과 많이 쓰는 사람 간 요금제가 다양하지 않아서 요금제를 더 다양하게 하라는 요구에 따라 이통 3사가 이번에 다양한 요금제를 냈다”며 “본인이 현재 쓰고 있는 데이터에 따라 요금 인하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요금제는 분명히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 강화돼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그런 요금제가 맞다”며 “본인의 이용 패턴에 맞게 쓸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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