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 퍼스트리퍼블릭 품는다

입력 2023-05-01 17:53수정 2023-05-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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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가 자산 대부분 인수키로
당장 1일부터 퍼스트리퍼블릭 점포→JP모건체이스 점포로 재오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점포 앞에 ‘멈춤’ 신호판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형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위기에 내몰렸던 미국 지역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뱅크(SVB) 붕괴 후 계속되고 있는 은행위기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퍼스트리퍼블릭을 압류해 매각에 들어간 결과다. 이로써 퍼스트리퍼블릭은 설립된 지 3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부(DFPI)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 소유권을 가져왔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FDIC는 퍼스트리퍼블릭 입찰에 참여한 대형은행 중 JP모건을 인수자로 최종 결정했다.

JP모건은 약 1730억 달러(약 232조 원)의 대출과 300억 달러의 유가증권, 920억 달러의 예금을 포함한 퍼스트리퍼블릭 자산 대부분을 인수하게 된다. FDIC는 인수 조건으로 퍼스트리퍼블릭의 대출에 대한 손실 및 복구 비용 부담을 JP모건과 분담하기로 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불가능한 인수·합병(M&A)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JP모건은 미국 전체 예금액의 10%를 차지하는 대형은행이기 때문에 미국 규정상 당국의 특별조치 없이는 다른 은행을 인수가 불가하다.

FDIC는 성명을 내고 “이번 거래에 따라 미국 8개 주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의 84개 점포가 오늘부터 정상 영업시간부터 JP모건체이스 지점으로 재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금융당국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사태가 긴박하다고 판단, 27일부터 매각 중재에 나섰다. 이후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30일까지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날 새벽까지 최종 인수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입찰에는 JP모건체이스 외에도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과 시티즌파이낸셜 그룹을 포함한 다수 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중 JP모건체이스가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냈지만, 규제 당국은 입찰한 은행들에 향후 계획 등 세부사항에 대한 후속 질문을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은 “정부가 우리와 다른 은행들에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서도록 요청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면서 “이번 인수는 우리 회사의 전체와 주주들이에게 어느정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198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미국 14위 은행이다. 부유한 고객에게 저리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내주고 예금을 유치하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하면 타격을 입었다. SVB처럼 스타트업 고객이 많고, 고객 대부분이 예금 보호 상한액인 25만 달러(약 3억3500만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던 터라 은행 위기를 우려한 고객들이 뱅크런(대량예금유출)에 나선 영향이었다.

지난달 16일 미국의 11개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의 붕괴를 막겠다며 300억 달러를 예치금으로 지원해 잠시 기사회생했지만,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연초 이후 기준 97%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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