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웃은 MS, 블리자드로 울상…영국 반독점 당국, 인수 막아

입력 2023-04-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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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에 주가 7% 이상 급등
시총 2.2조 달러로 세계 1위 애플 추격
챗GPT에 AI 경쟁 두각…“구글 ‘코닥 모먼트’ 빠져”
사상 최대 규모 블리자드 인수는 무산 위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활약에 힘입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구글 뒤꽁무니를 쫓던 MS가 AI 경쟁에서만큼은 구글을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으로 웃었지만, MS 역사상 최대 규모인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합병(M&A)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울상을 짓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MS 주가는 전일 대비 7.24% 급등한 295.37달러(약 39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99.53달러를 터치, 300달러 턱밑까지 올랐다. MS 주가가 3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4월로, 1년 만에 300달러 선 회복에 다가선 것이다.

또 MS 시가총액은 약 2조2000억 달러로 세계 1위 애플(약 2조5900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분기 실적과 챗GPT 활용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MS는 전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520억8600만 달러와 18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9%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도 모두 웃돌았다.

MS는 챗GPT 활용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9년에 이어 올해 1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MS는 자사 검색엔진에도 챗GPT를 탑재하면서 이 분야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구글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빙 하루 이용자가 1억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검색엔진을 기존의 구글 대신 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이 패닉에 빠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리자드 로고 아래 마이크로소프트(MS)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주제별 인텔리전스 책임자인 사이러스 메와왈라는 이날 CNBC 스쿼크박스와 인터뷰에서 “MS가 오픈AI 투자로 구글의 선두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AI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글의 처지를 ‘코닥 모먼트’에 빗댔다. 코닥 모먼트는 미래 추세를 예측하지 못해 실패한 회사인 카메라 필름 회사 이스트만코닥을 빗댄 표현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2014년 영국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인수하면서 AI 투자를 시작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심층Q네트워크 등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찌감치 AI 시장에 진입했지만 속도는 더뎠다. 메와왈라는 “최고의 제품을 갖고 있음에도 핵심 사업이 약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이를 제쳐뒀다”고 지적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글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MS의 빙에 대응해 자체 챗봇인 ‘바드’를 출시했지만 빙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지난주엔 리서치팀 브레인과 딥마인드를 합병, AI 개발 가속화 승부수를 띄웠다.

MS는 AI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M&A에서는 쓴맛을 봤다. 영국 반독점 규제 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이날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약화를 이유로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CMA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혁신이 위축되고 이용자 선택권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CMA에 따르면 MS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MS는 지난해 1월 블리자드를 자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68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CMA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MS와 블리자드는 즉시 항소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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