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이사회 만난 금감원, 내부통제·지배구조 개선 논의

금융감독원이 27일 KB금융그룹 이사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금융지주 이사회와 연 1회 이상 면담을 정례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김영주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KB금융 이사회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금융지주 이사회와 연 1회 이상 면담을 정례화하는 방침을 정했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건전한 지배구조가 바탕이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책임이 있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KB금융 이사회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타 금융지주 이사회와도 순차적으로 일정을 잡아 면담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금융 이사회와의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내부통제 이슈와 관련한 이야기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KB금융 이사회와의 면담을 처음으로 추진한 데 대해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11월 종료되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2014년부터 3연임을 하며 KB금융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임기가 끝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모두 무산된 상황에서 윤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은 작년 연말부터 이뤄진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규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이번 금감원과 KB금융 이사회 간 면담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당부했을 심산이 크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외국계은행만 보더라도 연임, 3연임을 하면서도 실적과 능력을 인정받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데, 국내 금융지주나 은행에 대해서는 다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과제로 삼고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도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과제가 포함돼 활발히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6월까지 제도 개선에 대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