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글로벌 금융시장 흔드는 변수되나

입력 2023-04-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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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우에다 첫 금융정책결정회 결과에 주목
엔화, 지난해 저점대비 11% 넘게 올라
“엔화 강세ㆍ금리 상승, 일본시장 재평가 트리거 될 것”

▲일본 엔화 지폐. 신화뉴시스

일본 엔화 가치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 강세가 글로벌 증시를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BOJ)이 오랜 기간 유지해왔던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 통화정책 정상화 채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 체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수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자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일본 밖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은행이 여전히 완화 기조를 고수하는 가운데, 물가가 수십 년래 최고치로 치솟자 달러 대비 엔화 가치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30년래 최저치를 찍은 이후 11% 이상 올랐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28일에 나오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다. 이번 회의는 지난 9일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처음 주재하는 회의다. 우에다 총재는 취임 전부터 기존 완화 기조에서 가파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 등 정책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금리 인상과 같은 결정이 나온다면 시장의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일본의 기준금리가 오르고 엔화 가치가 강세가 이어질 경우 신흥국 등 일본 밖 해외 채권에 투입됐던 자금들이 일본 채권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즉 해외에 있던 자금이 일본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일본 보험과 연기금의 해외 자산은 1조8400억 달러(약 2463조 76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 경제 규모를 웃도는 규모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샘 페리 픽텟자산운용 수석 투자 매니저는 "우리는 자산들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그 규모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미국 국채 투자의 최대 '큰손'이라는 점에서 미국 국채시장도 엔화 강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1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국채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통제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이 유지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YCC 정책이 이번 회의를 통해 종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융완화와 YCC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면서도 "과거의 금융정책과 물가 예측을 검증하는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엔화 가치 강세에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 씨티그룹은 현재 134엔대인 엔·달러 환율이 12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그만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 자산운용사 까미낙의 프레드릭 르루 교차자산(cross-asset) 책임자는 "일본 시장의 재평가 트리거는 금리 상승과 엔화 강세"라면서 "일본은 수년간 저평가되는 가치 함정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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