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비싼 선진국 말고”...‘기회’찾아 신흥국 택한 유학생 늘어난다

입력 2023-04-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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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유학생 급증 추세
아르헨, 최근 20년간 외국인 학생수 약 37배 늘어
학비·생활비 저렴…취업 기회 多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 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카타르 월드컵 결증전이 끝나고 대형 국기가 등장한 모습.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선진국 대신 신흥경제국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진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과 유럽과 같은 전통 선진국을 선택했던 과거와 달리 낮은 학비 부담에 더 많은 취업의 기회를 찾아 신흥경제국으로 외국 인재들이 모이고 있다고 최근 일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튀르키예다. 2020년 기준 튀르키예 대학에 등록한 유학생은 총 18만 명에 달한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알바니아에서 태어난 리나 리카(20)는 당초 서유럽과 같은 선진국으로의 유학을 준비했으나 튀르키예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앙카라대 국제관계학을 전공 중인 리카는 “튀르키예에 평판 좋은 대학들이 많고, 정부가 등록금과 기숙사비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도 최근 주목받는 유학처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2020년 기준 12만 명의 유학생을 받았다. 이는 2016년과 비교했을 때 60% 급증한 수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유학생은 평균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올해 유학생 선호 도시 순위 23위를 차지했다. 닛케이는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성장 기회가 있는 역동성이 있는 도시”라면서 “낮은 생활비와 상대적으로 수업료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20년간 국가별 유학생 증가 배수 추이. ※2020년 기준. 위부터 아르헨티나, 멕시코, 튀르키예, 캐나다, 인도, 호주, 전 세계, 영국, 미국. 출처 닛케이아시아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사이 아르헨티나의 외국인 학생 수는 약 37배, 멕시코는 19배, 인도는 7배 증가했다. 이 기간 전 세계적으로 유학생은 3배 정도 증가에 그쳤다. 물론 2021년 미국을 찾은 유학생 수는 95만 명의 부동의 선호도 1위 국가이지만 유학생 증가 속도는 전 세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간 소득 국가 유학생 유입과 유출 흐름이다. 신흥 경제국을 찾는 해외 유학생들은 최근 급증하는 반면 중간 소득 국가의 경우 이들 국가로 유입되는 유학생 증가세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간 소득을 찾는 해외 유학생 증가 비율은 20년간 6%포인트(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간소득 국가 출신 학생은 전체 유학생에서 6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즉 선진 교육과 양질의 취업 기회를 위해 유학을 택하는 중간 소득 학생들이 선진국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해외로 눈을 돌린 유학생 중 개발도상국의 많은 학생이 과거와 달리 선진국이 아닌 학비가 저렴하고 취업의 기회가 많은 신흥경제국의 허브에 소재한 대학을 선호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에 일부 신흥경제국은 유학생 유치를 국가 정책의 하나로 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난 10년간 자국 대학의 외국인 지원자 수를 16만 명으로 4배 늘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튀르키예를 세계 5대 유학지로 만들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을 100만 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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