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국내에 기술 허브 ‘마더팩토리’ 구축 나섰다

입력 2023-04-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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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마더팩토리'
LG엔솔,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마더 라인' 구축하기로
SK온, 대전 연구원과 서산공장 마더팩토리로 운영
삼성SDI, 상반기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직원들이 롱셀(Long Cell)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업계가 국내에 제품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인 ‘마더팩토리(Mother Factory)’ 구축에 나섰다. 국내 마더팩토리에서 시제품 생산과 양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한 뒤 해외공장에 이를 적용해 양산 안정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시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 6000억 원을 투자해 ‘마더 라인(Mother Line)’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배터리 생산공장의 마더팩토리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말 완공되는 신규 마더 라인에서 ‘파우치 롱셀 배터리’의 시범 생산과 양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파우치 롱셀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가 약 20% 이상 향상된 차세대 배터리다.

마더 라인은 시제품을 생산하는 ‘파일럿 라인’에서 더 확장된 개념이다. 시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양산 능력까지 테스트할 수 있는 대량생산 라인을 갖춘 시설이다. 일종의 생산공장 축소판이다. 새로운 공정 기술이나 설계를 마더 라인을 통해 테스트하고 이를 전 세계 공장에 이식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규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시제품을 만든 후 해외 생산공장에서 별도의 양산 테스트를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마더 라인에서는 시범 생산과 양산성 테스트까지 한 번에 가능해 업계에서는 조기 양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공장의 수율 역시 빠르게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연구개발(R&D)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마더팩토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부터는 5800억 원을 투자해 원통형 4680 배터리 마더 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핵심 제품의 검증은 모두 오창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배터리 업계와 정부는 20일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 회의’에서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해 민관합동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마더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글로벌 배터리 기술의 중심지로 두고 해외 생산공장에서는 양산을 주로 하는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도다.

SK온 역시 대전 유성구에 있는 대전 배터리연구원을 중심으로 마더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4700억 원을 투입해 시설을 확장하고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관리센터(G-VC)를 신설한다.

SK온 관계자는 “대전의 R&D 센터와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서산공장 등이 SK온의 글로벌 R&D 허브이자 마더팩토리”라고 밝혔다. 대전 연구원에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면 파일럿 공장에서 시제품을 생산히고, 서산공장에서 더 큰 규모의 양산 테스트를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파일럿 플랜트에는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위한 특수 환경설비를 갖춘 실험 공간을 조성한다. 전고체 파일럿 생산라인도 설치할 계획이다. SK온은 이를 기반으로 내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SDI는 경기 수원 사업장에 구축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마더팩토리 개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착공해 올해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부터 샘플 생산을 시작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이 대부분 본사는 서울에 두고 해외에서 많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마더팩토리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모든 연구개발과 생산을 총괄함으로써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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