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압박에…‘타락천사’ 증가 속도, 2020년 이후 최고

입력 2023-04-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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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14억 달러 회사채 정크등급 추락
지난해 전체 강등 규모의 60% 달해
올해 600억~800억 달러 달할 전망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표시가 보인다. AP연합뉴스
미국 회사채들이 ‘정크(투기)’ 등급으로 강등되는 속도가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타락천사(Fallen Angel)’가 속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락천사는 투자 등급에서 정크 등급으로 강등된 채권을 뜻한다.

바클레이스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총 114억 달러(약 15조 원)어치의 채권이 정크로 추락했다. 이는 2022년 정크 등급으로 강등된 전체 회사채 규모의 약 60%에 이르는 규모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낮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로, ‘하이일드 채권’으로도 불린다. 고위험·고수익 투자상품 중 하나다. 타락천사 그룹에는 3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BB+’로 한 단계 강등된 일본 자동차회사 닛산과 미국의 두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액소스파이낸셜(Axos Financial) 등이 포함됐다.

타락천사 속출은 기업들이 최근 1년 새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압박에 고통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벌이며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9번 연속 금리를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는 연 4.75~5.0%까지 치솟았다. 2007년 9월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경기 위축으로 경영이 악화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도 추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금융시장 경색으로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중에서도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류되는 저신용등급 채권 투자를 꺼리고 있어서다. 정크본드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의 까다로워진 대출 조건도 기업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총대출 규모는 3월 중순 이후 약 950억 달러 감소했다. 신용조건이 더 엄격해지면서 회사채의 등급 강등 속도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바클레이스는 타락천사 증가 추세가 계속돼 올해 그 규모만 600억~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많은 회사채가 정크 등급으로 추락하지만, 동시에 점점 더 많은 회사채가 투자 등급으로 상향되고 있기도 하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투자 등급으로 상향될 회사채 규모가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약 600억~700억 달러로 추산된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이런 추세가 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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