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배터리 공급망 다각화 본격 추진

입력 2023-04-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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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배터리 기업 의존도 낮춰
美IRAㆍ유럽 CRMA 등에 대응
파생 전기차에 中배터리 활용

▲제네시스 G70 전동화 모델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앨라배마 공장 생산을 추진했으나 이번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인 배터리와 배터리 원자재가 중국에서 건너온 까닭이다. 현대차그룹은 북미를 비롯해 주요 전기차 시장에 특화된 배터리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배터리 공급처의 다각화를 추진한다. 여전히 손익분기점까지 시장 확대가 절실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에 대응하고자 주요 전기차 시장의 초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분산발주와 거점별 배터리 공급처 다각화 등을 추진한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해보면 현대차그룹은 예상보다 일찍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으면서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새로운 표준, 이른바 ‘뉴 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완성차 기업은 시장별로 특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국 IRA 규정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한국차가 제외된 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다변화를 예상보다 일찍 불러온 것”이라며 “핵심 부품의 경우 자체 생산하는 ‘내재화’를 하거나 공급처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어느 곳이든 의존도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상 불확실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부품인 변속기가 좋은 예다. ZF와 아이신 등에서 변속기를 사 오는 게 오히려 유리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변속기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몇 안 되는 자동차 제조사”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 진입 초기에는 특정 배터리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체 생산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커 특정 배터리 기업에 주문을 확대하면 공급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 시장이 철옹성 같은 자국 산업 보호주의를 앞세우는 만큼, 이제 시장별로 특화된 대응이 절실해졌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경우 당분간 정부 차원의 보조금이 시장 확대에 절대적이다. 해당 시장의 개척하기 위해 같은 차종이라도 지역별로 배터리를 달리 써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중형 전기 SUV인 ‘GV70 전동화 모델’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 중이지만 이번 보조금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미국 테슬라도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이 미국 현지에서 팔린다면 375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중국 시장에 각각 특화된 현지 전략형 전기차를 확대하는 한편, 보조금 규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동아시아 및 기타 지역별 전기차 거점에는 상대적으로 안전성과 생산원가 등을 따져 다양한 배터리를 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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