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사이코패스…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아
전처와 베트남 국적 불륜녀의 어머니에 대한 살인죄로 두 번이나 처벌받고도 또 다시 60대 동거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성이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달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48) 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5월 5일 강원도 동해시에서 60대 동거녀 A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 씨는 지난해 4월 A 씨와 술을 마시다 호감을 느껴 A 씨의 집에서 동거해 왔다. 범행 당일 A 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하면서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질렀다. 이 씨는 A 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흉기가 부러지자, 다른 흉기를 다시 가져와 휘두르는 등 잔혹하게 A 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이미 두 차례나 살인죄를 범한 상태였다.
이 씨는 2001년 ‘헤어지자’는 전 아내를 살인한 죄로 이듬해 1월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형 만기를 앞두고 2009년 2월 가석방된 그는 2012년 베트남으로 건너가 또 살인을 저질렀다.
베트남 여성과 재혼했지만, 다른 베트남 여성과 불륜관계로 발전해 결혼하려다 불륜 여성의 어머니 반대에 가로막히자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베트남 불륜 여성의 어머니가 숨졌고, 그 가족들도 다쳤다.
베트남법원은 이 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고, 약 8년 5개월을 복역한 뒤 2020년 출소해 한국으로 추방됐다.
이렇게 돌아온 이 씨는 2년 만에 또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술에 취해서 범행을 잘 기억하지 못 한다”면서 “큰 죄를 짓고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할 수 있는 말이 이 정도밖에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또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 의하면 이 씨는 ‘고위험군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검사 결과 32점을 받았다. 잘 알려진 사이코패스 범죄자들 가운데 유영철이 만점(40점)에 가까운 38점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은 29점,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27점을 각각 받은 바 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