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리먼사태 예측한 그랜섬, 또 ‘엄청난 붕괴’ 경고

입력 2023-04-14 14:44수정 2023-04-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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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혼란 이제 시작…경기 침체 부를 것”
“주식·부동산 시장 거품 동시에 터질 수도”

▲최근 1년간 S&P500지수 추이. 출처 마켓워치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이 엄청난 거품 붕괴를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그랜섬은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가 끝나지 않았으며, 은행의 혼란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금융 시장의 엄청난 거품이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한 ‘저금리 잔치’가 막을 내리면서,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2021년 미국 시장을 “금융 역사의 거대한 거품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약 15% 하락했다. 하지만 그랜섬은 훨씬 더 가파른 내리막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현재 수준에서 27% 급락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에는 50% 이상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품이 낀 곳은 주식시장뿐만이 아니다. 국채, 부동산, 암호화폐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자산에 과도한 벨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적용됐다.

그랜섬은 현 상황을 보고 기술주가 폭락한 2000년 닷컴 버블과 부동산 거품이 터진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번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동시에 꺼질 태세라는 것”이라며 “거품이 꺼지면서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현재 S&P500지수가 바닥이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웰스파고는 S&P500지수가 반년 안에 10%가량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역시 올해 말까지 S&P가 5%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에 상승하고 있지만, 다시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기업 실적 악화 전망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에 이은 2분기 연속 실적 적자가 예상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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