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까기 홍준표’ 거침없는 행보...중앙정치 ‘컴백홍’?

입력 2023-04-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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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김기현 겨냥 “무슨 약점 잡힌 건가?”
김기현 “당과 당원 명예 실추...홍준표, 엄중 경고”
당 일각 ‘중앙정치 복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 분분

▲홍준표 대구시장 (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의 행보가 갈수록 거침이 없다. 평소 직설적인 말로 지지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홍 시장 별칭 그대로 ‘홍카콜라’스러운 모습이지만, 최근에는 “과하다”는 말이 정치권 곳곳에서 들린다. “홍 시장의 자기정치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SNS에 “황교안 대표 시절에는 180석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다. 김기현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 준다고 한다”라며 “그런데도 ‘그 사람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목회자와 페이크뉴스만 일삼는 극우 유투버만 데리고 선거 치를 수 있다고 보는가”라며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지 않는 김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발끈했다. 김 대표도 SNS에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그 어떠한 관계도 아님을 제가 수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전 목사는 다른 정당을 창당하여 그 정당을 실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사람이 우리 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이냐”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의 지도부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으로 논란을 낳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 여러 차례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제명이 이뤄지지 않자 김 대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지금은 지워졌지만 3일에는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고 쏘아붙였다. 여권 일각에서는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도부를 향해 비대위를 언급한 것은 “지나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홍 시장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홍 시장은 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1년도 안 된 대통령에게 정치력이 없다고 하는데, 그건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정치력 없고 초보인 대통령을 뽑아놓고 노련한 삼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정치와 같은 대화와 타협을 해달라는 건 넌센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을 두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0일에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 도중 끊어버리기도 했다. 당시 진행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여부에 관련한 질문 중이었고, 홍 시장은 “그거는 내가 할 말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그렇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이니까 가능한 일”이라며 “주목받는 법을 아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홍 시장의 행보를 두고 중앙무대로 복귀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 출범’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홍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공관위원장이나 그런 애매한 직책으로 돌아오려고 하지는 않을 테고, 비대위원장 정도면 오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 직접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싶어 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홍 시장은 이를 딱히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는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그냥 단순한 지자체장이 아니고 작년에 당 상임고문으로 당에서 임명을 했다”며 “그 말은 중앙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달라는 말”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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