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글로벌 식품 가격…인플레 새 위협 부상

입력 2023-04-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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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최근 1년간 식품·주류·담배 가격 15.4% 상승
미국 식품 가격은 10.2% 상승
FAO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개월 연속 하락
“기업 마진 확대에 따른 문제”

▲지역·품목별 소비자물가 추이. 단위 %. 전년 대비. 2월 기준 유로존 식품(파랑): 17.7% /유로존 에너지(하늘): 13.7% /미국 식품(빨강): 10.1% /미국 에너지(분홍): 5.2%.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전 세계 식품 가격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지역과 품목별로 크게 엇갈리는 모습인데, 이런 상황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 3월 기준 12개월간 식품과 주류, 담배 가격은 1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에너지 가격은 0.9% 하락했다.

미국은 2월 기준 12개월간 식품 가격이 10.2%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 폭(5.2%)을 훨씬 앞서는 수치다.

이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집계와 대조적이다. FAO의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6.9를 기록해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로, 우크라이나 전쟁 후 기록한 고점에서 20.5%나 내렸다. FAO는 충분한 공급과 수요 감소, 우크라이나 흑해를 통한 수출 재개 등이 가격 인하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상반된 집계를 놓고 전문가들은 식품 가격 자체는 내렸지만, 기업들이 중간 마진을 챙기면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클라우스 비스테센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업) 마진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업의 마진 확대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파비오 파네타 ECB 집행위원은 “기업의 기회주의적 행동이 인플레이션 하락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기업들에 경고했다.

WSJ는 현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려 노력하는 중앙은행들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의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가격이 날씨나 전쟁, 기업 마진으로 인해 상승했는지와 관계없이 중앙은행은 더 높은 기준금리로 대응해야 할 수도 있다”며 “목표치와 인플레이션과의 지속적인 격차는 행동 변화를 촉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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