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여파에 막 내린 금리 인상…끝나가는 ‘가치주의 시간’

입력 2023-04-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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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신한투자증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금융 불안 여파로 휘청이던 은행주가 또 다른 악재에 부딪쳤다. 1분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데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출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3.50%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4.75~5.00%)과의 금리 차가 부담이긴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내려왔고, 수출 둔화로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만큼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가치주’가 주목받는다.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는 은행주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는 15조850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초에는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주가가 덩달아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카카오뱅크·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BNK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1월 한 달간 14.43%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8.44%)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SVB,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한 달간(3월 10일~4월 7일) 코스피가 2.95% 상승하는 동안 KRX 은행 지수는 4.68% 떨어졌다.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은행업종의 예상 지배주주순이익을 4조6000억 원으로 전망하면서, 1~2분기로 예상되던 NIM의 고점이 빨리 찾아옴에 따라 펀더멘털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대출금리가 내려간 데다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어서다.

은행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투자심리도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CS AT1 상각 등은 유동성 리스크 발생 우려로, 독과점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은 투자심리를 지속적으로 위축시켰다”며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경기 대응 완충자본,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논의는 주주환원율 축소 가능성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여전히 ‘부실 고리’로 남아 있다. 지난해 말 전체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1.19%로, 전년 대비 0.82%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와 2금융권 건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2금융권 자산건전성 악화는 시차를 두고 은행권으로도 전이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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