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격 비밀계획 유출...발칵 뒤집힌 서방

입력 2023-04-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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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일부 원본 일부는 조작된 것으로 보여
전문가들 “러시아, 정보 왜곡 결과물일 수도”
우크라-미국 간 정보 공유에 타격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피온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바흐무트(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앞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기밀 서류가 소셜미디어에 유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트위터와 텔레그램에 기밀문서가 유출됐으며, 국방부가 유출 경위와 배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에서 널리 사용되는 메신저로 전 세계적으로 5억 명 이상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다.

‘3월 1일 현재 분쟁 상황’ 이란 제목의 일급 기밀문서에는 우크라이나 병력 증원 규모나 1월부터 4월까지 일정과 함께 우크라이나 부대 장비와 훈련 등 기타 군사 세부 기밀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서는 현재 친(親)러시아 소셜미디어 채널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 게시물을 삭제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특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포병소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얼마나 사용되는지와 같이 러시아 전쟁 기획자나 야전 사령관, 정보 분석가의 구미를 당길만한 단서를 제공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다만 이 문서는 우크라이나군이 HIMARS 탄약을 얼마나 빨리 소진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장갑차 위에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지움/AP연합뉴스

미 군사분석가들은 공유된 문서가 원본 내용에서 일부가 조작됐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망자에 대한 미국 측의 추정치를 과장하고, 러시아군 전사자 추정치는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공개된 문서에 러시아 군인 전사자 수는 1만6000명에서 1만7500명에 그치지만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수는 7만1500명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국방부와 서방 전문가들의 추산과 다른 내용이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 전사자 수가 약 20만 명, 우크라이나 전사자 수는 10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NYT는 “이렇게 조작된 내용은 러시아의 정보 왜곡의 결과물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러시아가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기 위해 선택적으로 일부 정보를 조작한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예상되는 무기 공급 도표, 부대별 전력, 기타 계획을 보여주는 원본 문서의 사진들이 그대로 노출됐는데, 이 중 일부는 원본이라는 점이다. NYT는 이번 기밀 유출을 놓고 미국의 정보 관리의 중대한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 어떻게 소셜미디어에 게재되게 됐는지 경위에 대해서는 파악된 것이 없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게시물을 인지하고 있으며 국방부가 이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참호 안에 몸을 웅크린 채 은신하고 있다. 바흐무트/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해당 문서 유출이 현재와 앞으로 최전선 전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우크라이나가 반격하려고 하는 시기와 장소, 방법 등과 같은 구체적인 전투계획을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문서가 다루는 내용이 5주 전인 3월 1일 시점의 현황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NYT는 기밀이 전 세계인들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에 유출됐다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와 미국 사이의 정보 공유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측은 정보 유출을 우려해 미국과 전쟁 계획을 공유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미국과 유럽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양국 간 정보 공유가 활발히 진행됐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반격에 긴밀히 협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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