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희비에…선진국 통화도 엇갈려

입력 2023-04-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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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환율, 10개월 만에 첫 1.25달러 넘어
1월 영국 GDP 0.3% 증가하며 반등
달러인덱스 2개월래 최저치로 내려
2월 미국 일자리, 2년 만에 1000만 개 밑돌아

▲영국 런던의 한 상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파운드화를 건네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강달러 기세가 약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전망을 뒷받침하면서다. 상대적으로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는 상승세다.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둔화한 영향이다. 거시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킹달러’ 시대가 저물고 주요국 통화가치가 반등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2022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25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 상승세는 다른 주요국 통화를 앞선다. 파운드 가치는 올해 3.3% 올랐는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성적이 좋다.

파운드화는 지난해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 당시 대규모 감세안 후폭풍과 경기침체 우려에 사상 최저 수준까지 폭락했다. 한때 파운드·달러 환율이 1.03달러까지 내려 197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몸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영국 경제가 휘청이자 주요국 통화 가운데 파운드화가 가장 먼저 통화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파운드화가 반전에 나선 건 예상을 웃돈 경제지표 덕분이다. 영국의 1월 국내총생산(GDP)은 0.3% 증가하며 전월의 0.5% 감소에서 큰 폭으로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 GDP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깨고 0.1% 성장한 것으로 확정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양호한 경제는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긴축 유지 전망에 힘을 실었고, 이는 또다시 파운드화 가치 상승을 견인했다.

▲파운드·달러 환율. 4일(현지시간) 1.25달러. 출처 CNBC
ING의 프란세스코 페솔 환율 전략가는 “에너지 가격이 안정을 찾고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유럽과 영국의 성장 전망이 재평가됐다”고 진단했다.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 GDP가 0.6% 감소해 선진국 중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성장 전망 개선에 힘입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도 올해 2.3% 상승했다.

달러는 하방 압력을 계속 받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1.59로 2개월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최근 잇달아 발표된 약한 지표가 달러 가치를 끌어내렸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2월 구인 건수가 993만 개로 1월 대비 7%가량(약 60만 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규 일자리 수가 1000만 개를 밑돈 것은 2021년 5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노동시장 둔화 조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을 키웠고 달러 약세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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