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물그릇 활용 속도 낸다…가뭄·녹조 맞춰 개방·수위 탄력 운영

입력 2023-04-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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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댐-보-하굿둑 연계 운영 추진계획' 의결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정부가 극심한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4대강 보의 물그릇 활용'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보의 개방과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추진 계획을 내놨다. 그간 4대강 보가 획일적으로 운영돼 가뭄 대응에 미흡했다고 보고, 댐과 보, 하굿둑을 연계해 합리적 운영을 통해 하천시설 전반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댐·보 등의 연계 운영 중앙협의회'에서 '댐-보-하굿둑 연계 운영 추진계획'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추진계획의 핵심은 4대강 보의 활용 극대화를 들 수 있다.

전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본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해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광주‧전남 지역 중장기 가뭄 대책(안)의 주요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광주·전남 지역의 심각한 가뭄과 관련해 물 공급체계 조정, 대체 수자원 개발로 하루 61만톤 용수 추가 확보 등 중장기 가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대강 보 물그릇'론은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 논리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폐기한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최근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보 수위 상승으로 (4대강) 본류와 지류 수심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고 이를 통해 보 영향 구간에 있는 70개 취수·양수장과 71개 지하수 사용지에 생활·공업·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그간 4대강 보는 개방 일자와 수위 등을 미리 고정해 획일적으로 운영, 가뭄 대응 등 본연의 이수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물 위기 대응에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했다.

또 댐, 보, 하굿둑 등 하천시설을 이수, 치수, 염해방지 등 시설별 목적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해 상·하류의 통합적인 관리가 부족했고 가뭄, 홍수 및 수질오염사고 등 비상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가뭄대응 연계운영(예시) (사진제공=환경)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물 위기 상황에 따라 댐, 보, 하굿둑을 유기적으로 연계, 탄력 운영함으로써 보를 포함한 하천시설 전반의 활용도를 높이고, 수계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하천관리가 가능하게 했다.

구체적으로 하천 본류뿐 아니라 지류와 하굿둑까지 포함해 과학적으로 관측·분석하고, 수시로 변동되는 기상정보, 수량, 가뭄 전망, 녹조 현황 등을 바탕으로 보 등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탄력 운영 수위를 제시한다.

또한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디지털 시스템을 2026년까지 구축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하천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물 위기 종류에 따른 구체적 연계 운영 방안을 보면 가뭄이 예상되거나 진행 중인 경우, 기상 여건 및 보 유입량과 저수량 추세, 댐과 하천의 수량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보 수위를 댐 방류량과 연계·상승시켜 인근 지역의 물 부족을 해소한다.

홍수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홍수기 직전의 가뭄 상황, 강우 전망, 취·양수 안정성 유지에 필요한 보 재담수 소요 기간 등을 고려, 댐-보-하굿둑의 수량·유량을 사전 조절해 홍수 피해를 예방한다.

녹조 예방 및 저감을 위해 가뭄 대응과 물 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남세균 포자 발아·증식 초기 단계부터 하천 수위를 조정해 녹조를 예방한다. 또 녹조 발생 시에는 기상 여건을 고려해 댐 방류, 보 수위 조정 및 하굿둑 방류를 연계·운영한다.

이와 함께 '연계 운영 협의체'도 구성한다.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실이 협의체 운영을 총괄하고, 4대강 홍수통제소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하천의 수량 및 유량 분석을 맡는다. 유역(지방)환경청은 지역 여건 분석을, 국립환경과학원은 기상 상황에 따른 녹조 예측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 장관은 "그간 보 등 하천시설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획일적인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라며 "4대강에 확보된 물그릇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물 위기를 선제적으로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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