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4일 ‘은행부문(지주포함) 주요 감독·검사 현안 기자설명회’를 통해 “은행의 내부통제, 리스크관리가 더욱 실효성 있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효과적인 지배구조가 관건”이라면서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검사 기능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 실효성 있는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그간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는 글로벌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금감원의 감독·검사 기능도 법에서 정하는 사항의 준수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은행의 지배구조를 올해 중점 감독·검사 테마로 꼽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검사 기능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 실효성 있는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우선 금감원과 은행 이사회간 소통을 은행별 최소 연 1회로 정례화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 역할을 강화한다. 고위급 간담회의 경우 전체 은행을 대상으로 이사회 의장과의 간담회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실시한다. 상시 면담은 올해 금감원 검사 대상 은행의 경우 검사 종료 후 실시하고, 다른 은행은 이달부터 연간계획에 따라 실시한다.
이준수 부원장은 “이사회 의장과의 간담회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지주사 등으로 그룹화 해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을 하고 있다. 원장이나 부원장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사회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명확히 하면서도 최대한 예의를 갖추는 형식으로 간담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에 대한 상시감시(off-site) 및 현장검사(on-site) 업무 수행시 지배구조의 적정성을 중점 점검해 종합적으로 진단 및 평가할 계획이다. 상시감시의 경우 이사회 구성·운영 현황을 보여주는 각종 서면자료를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징구·점검하여 취약 요인 등을 파악한다. 현장검사는 정기검사(경영실태평가) 또는 지배구조 관련 테마검사를 통해 지배구조가 실제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지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이 부원장은 “지배구조 관련 테마검사는 수시로 하기 때문에 예정돼 있는 건 없다. 정기 검사를 계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중간에 여러 이슈가 생기면 상황을 봐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경영실태평가도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개편이 이뤄진다. 은행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중요성은 확대된 반면 실제 평가에선 평가비중이 15%인 경영관리(M) 부문 하위 항목에 포함돼 있어 비중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은행 경영관리 부문에서 지배구조 관련 평가항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4개 항목에서 6개 항목으로 늘려 지배구조 평가를 강화하고, 이사회 구성과 운영, 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경영승게절차 등에 관한 세부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평가 일관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경영관리 하위 평가항목인 내부통제 평가는 별도 평가부문(I)으로 분리·개편해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강화하는 M이나 신설하는 I 등 부문별 평가 비중은 금융위원회와 검토해 정할 예정이다.
이준수 부원장은 “각 부문의 구체적인 상승 폭은 협의하고 있다. 경영관리(M)을 15%로 그대로 유지하게 되면 평가 비중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방향성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관련해 금감원은 실제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 지에 대한 것을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금융사고 시 CEO에게 최종 책임을 지울 수 있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이달 안에 입법예고 할 계획이다. 현재 업계 등으로부터 막바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원장은 “금융위는 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종적으로 지배구조법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본다면 금감원은 법규에 따라 실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진단하고 평가해 고쳐나가도록 유도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금융위는 큰 방향에서 작업을 진행 중이고 금감원은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