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 예외?...미국 주도 러시아 유가상한제 면죄부 얻어

입력 2023-04-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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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승낙 받아 열외
60달러 상한이지만, 약 70달러에 구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 큰 점 이유로 들어
일본 기업 참여한 사할린-2 프로젝트도 원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바르샤바/AP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유가상한제에서 일본이 면죄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유가상한제에서 벗어나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고 현재는 상한제보다 높은 가격에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등 미국 동맹국들은 러시아 원유를 배럴당 60달러(약 7만8930원) 아래로 구매하는 유가상한제에 동참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재정적 지원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일본은 러시아 화석연료에 대한 자국의 의존이 커 에너지 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에 피력했고, 그 결과 9월 30일까지 상한제 규정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

그렇게 일본은 올해 1~2월 74만8000배럴 상당의 러시아산 원유를 총 69억 엔(약 680억 원)에 구매했다. 이는 배럴당 70달러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일본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데는 사할린-2 프로젝트 때문도 있다. 이 프로젝트엔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 지분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이곳에서 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고 있는데, LNG 생산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함께 추출되는 원유도 사들여야 하는 터라 상한제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렇게 얻은 면죄부는 일본이 우크라이나를 온전히 지지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맞서려는 미국의 단결력도 부서뜨리고 있다고 WSJ는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이 G7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과 국가 지도자가 우크라이나에 가장 늦게 방문한 국가라는 점을 지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의장국 대표로서 얼마 전 키이우를 찾았다.

탬플대의 제임스 브라운 국제관계학 교수는 “일본이 이것(러시아산 원유) 없이 버틸 수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은 할 수 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며 “일본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정말 진지하다면 사할린 프로젝트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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