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순매수 몇 주새 반 토막…미국 개미 사라졌다

입력 2023-04-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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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거래일간 89억 달러 순매수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
SVB 사태로 투자 열기 식어
미국 경제 경착륙 우려 대두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추이. 단위 10억 달러. ※10일 기준.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개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미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든 은행 위기 속에서 미국 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급격하게 식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개인 순매수는 최근 몇 주 새 급격히 둔화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2월까지만 해도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2월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월간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3월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달 30일까지 10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미국 주식 규모는 89억 달러(약 11조7275억 원)다. 이는 2월 16일까지 10거래일 동안 매수한 17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마르고 아아치니 반다리서치 리서치 부문 수석 부사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가속기에서 벗어났다”며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매수세가 지속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은행 위기가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계기로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주식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 비율이 작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당국의 발 빠른 대처와 인수처의 등장으로 한 달 만에 은행 위기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식어버린 투자 열기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되레 은행 위기를 불러오면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체 투자처가 좋은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것도 개인 순매수 감소에 한몫했다. 고이율 예금계좌, 머니마켓펀드(MMF), 단기 국채 등 저위험 상품들의 수익률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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