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풀어놓은 규제 조이는 바이든...“자산 1000억 달러 이상 감독 강화”

입력 2023-03-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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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후 500억 달러 이상 은행 감독 강화
트럼프 정부, 2500억 달러로 기준 상향
바이든 정부, 은행위기에 다시 기준 하향 움직임
공화당이 하원 장악해 입법 난항 조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버지니아 비치에서 연설하고 있다. 버지니아 비치(미국)/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 완화했던 금융규제를 다시 조이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은 팩트시트를 통해 자산 1000억~2500억 달러(약 130조~325조 원) 은행에 대한 규제를 광범위하게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역은행은 전국 소기업과 근로자, 근로자 가족에게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납세자의 예금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행히도 트럼프 전 정부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같은 규모의 지역은행에 대한 많은 상식적인 요구 사항과 감독권을 약화했다”며 “다시는 이런 상황에 부닥치지 않도록 은행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법을 통해 자산 500억 달러 이상 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2500억 달러로 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당시 공화당원과 일부 민주당원이 합세해 수정안을 통과했다. 해당 수정안은 이번 은행 위기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감독 강화가 힘을 얻기 위해선 관련 수정안을 다시 뒤집는 입법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어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으로선 과거 자신들이 통과한 규제 완화법을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장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형사 기소되면서 양당 합의는 더 어려워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약해진 도드-프랭크법을 복원하기 위한 입법을 의회에 요구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며 “이는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입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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