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1300km 국경 맞댄 핀란드, NATO 가입 초읽기

입력 2023-03-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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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났다. 앙카라/EPA연합뉴스
튀르키예 국회가 30일(현지시간)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비준할 예정이다.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기 위한 마지막 장애물이 치워지는 것으로,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을 맞댄 핀란드가 나토에 들어가면서 유럽의 세력 균형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국회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비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약 2주 전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위한 비준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화했다.

튀르키예의 비준은 핀란드가 나토 회원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통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30개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27일 헝가리까지 핀란드의 가입을 승인하면서 공은 튀르키예로 넘어왔다. 튀르키예 국회에서 비준 절차가 완료되면 다른 국가들의 승인 서한과 함께 미국에 제출되고, 미국 국무부는 나토 사무총장에게 조건이 충족됐다고 알리는 방식으로 가입을 마무리짓게 된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상징적 그리고 현실적으로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 러시아와 800마일(약 1300㎞) 넘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20세기 소련의 침공을 받고 결국 패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안보 체계를 정비했다. 핀란드의 현역 군인 수는 2만3000명에 불과하지만, 최대 100만 명에 가까운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징병제 덕분에 전시 전력을 28만 명까지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서유럽에서 포병 전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북극 지역의 전시 작전에서도 쇄빙선의 주요 설계자인 핀란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해 “서유럽의 가장 강력한 전시 체제 군대 중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라며 “핀란드는 지난 수십 년간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정보 및 국경 감시 활동을 해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나토 총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4성 장군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의 국경 방어에 까다로움을 더한다”며 “나토로서는 엄청난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비동맹 지위를 유지해온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도 있다. 핀란드화는 중립과 동의어로 여겨질 정도로 핀란드의 군사적 비동맹 지위 의지는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핀란드인의 마음이 움직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나토 가입을 지지하던 핀란드인은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전쟁 이후 그 수치는 80%까지 급증했다.

스웨덴과 함께 나토에 가입하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스웨덴은 헝가리와 튀르키예의 반대로 가입이 보류된 상태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달 초 튀르키예를 방문한 자리에서 “스웨덴을 제외한 가입은 완전하지 않은 것”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스웨덴이 쿠르드 분리주의자를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의 안식처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가입을 막고 있다.

스웨덴 없이 핀란드의 ‘나홀로’ 가입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도 유럽의 전략적 균형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의 동진을 저지하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외교적 그리고 전략적으로 상당한 패배를 맛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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