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대규모 반발에 “사법개혁안 입법 연기” 백기

입력 2023-03-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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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시작하는 다음 회기로 미뤄
백악관 “타협 위한 시간 벌어…환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열린 주례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이 주도하던 ‘사법 정비’ 입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사법 정비 입법에 관한 의회 결정을 5월 초에 시작하는 다음 회기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화를 통해 내전을 피할 기회가 있을 때 타임아웃을 갖기로 했다”며 “국가 분열을 막고 폭넓은 합의를 이루기 위해 사법 정비 입법안에 대한 2~3차 독회는 의회 휴회가 끝난 뒤 열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 주도의 우파 연정은 지난해 말 재집권에 성공한 후 사법부 권한을 축소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다. 이들이 밀어붙인 개혁안에는 의회의 입법 과정에서 대법원의 견제 역할을 약화하고, 법관 임명 시 정부 관여를 확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야당과 법조계, 시민들은 이를 두고 “삼권 분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석 달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현직 국방부 장관까지 공개적으로 입법중단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방부 장관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되레 시민들의 분노만 더 커졌다. 불길은 더 거세져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 예루살렘 국회 주변에는 수만 명이 모였고, 주요 노동조합은 대규모 파업을 촉구했다. 파업의 영향으로 공항 업무가 마비됐다. 의료기관과 대학, 대형 상업시설도 운영을 중단했다. 사회와 경제의 혼란이 심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동안 이스라엘 사법개편 강행에 수차례 우려를 표하던 미국은 이번 결정에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발표를 타협을 위한 시간과 여지를 창출할 기회로 보고 환영한다”며 “이스라엘 지도부에 최대한 빨리 타협점을 찾아낼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사회는 견제와 균형에 의해 강화된다”며 “민주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는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에 따라 추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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