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공약 ‘펫보험TF’에 수의사협회 첫 참여…속도 내나

입력 2023-03-23 05:00수정 2023-03-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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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에 없던 수의사협회 첫 참여
반대 의사 표명해 활성화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펫보험 활성화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주 진행된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수의사협회가 처음으로 참석했지만,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기 때문이다. 펫보험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수의사협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펫보험 활성화 TF 회의가 진행됐다. 펫보험 활성화 TF는 윤석열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후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회의 진척이 더디다가 올해 처음으로 한 데 모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시장 현황 발표 후 비공개 회의로 전환됐다. 보험업계는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동물등록제 안착, 진료비 표준화 시행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펫보험의 보험료를 산출하려면 표준화된 진료비 데이터가 필요해 수의사협회와의 논의가 필수”라며 “이날 회의는 애초 TF 구성원에 없던 수의사협회가 참여한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수의사협회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사협회는 “동물의료 공공성을 인정하거나 공적 지원 없이 규제 강화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내 반려동물 보험 계약건수는 해외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계약 건수는 약 6만5000건으로 0.8%에 그쳤다. 스웨덴 40%, 영국 25%, 미국 2.5%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치다. 보험연구원은 반려동물 인구 대비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이 낮은 것에 대해 관련 시장에 차별화한 보험 상품 개발과 공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판매 중인 반려동물 보험은 기본적으로 수술 및 입·통원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료는 반려동물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월 4만~5만 원 수준에서 높게는 8만~9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피부, 구강, 탈구 질환이 기본계약으로 제공되는지 특약으로 보장되는지 여부를 제외하고는 상품 간에 차별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게 현실이다.

이는 진료비 데이터가 표준화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와 약료 서비스 가격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강보험제도 수가체계와는 달리 반려동물의 경우에는 진료항목과 그에 따른 진료비가 천차만별”이라며 “진료비가 표준화돼야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데 보험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연맹이 2021년 동물병원 125곳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초진료는 최저가(3000원)와 최고가(1만5000원)가 최대 5배 차이가 났다. 재진료는 최저 3000원, 최고 3만3000원으로 11배, 야간진료비는 최저 5000원 최고 5만5000원으로 11배 격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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