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母 장례식 조문 안 온 시댁, 방관하는 남편…이유는 “결혼식 안 해서”

입력 2023-03-2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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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시댁의 무시로 상처받은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20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꽉 막힌 소통 탓에 제대로 된 부부 싸움조차 한 적 없는 ‘철벽 부부’가 등장했다.

과거 아내의 적극적인 구애로 첫 만남 일주일 만에 동거를 시작, 혼인신고도 빠르게 마치고 결혼에 골인한 부부. 그러나 현재 아내는 남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고 고백했다.

먼저 이들은 경제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오래전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매달 지인에게 부족한 생활비를 빌려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것. 아내의 지적에 남편은 눈치를 살폈고, 아내와 아들의 대화에도 끼지 못했다.

아내는 그간 시댁과 왕래가 없었다며 오랫동안 쌓인 상처도 전했다. 그는 남편에게 “20년을 같이 살아도 시댁에서 우리 집에 와본 적 있냐”며 “며느리한테 욕하는 시아버지가 어디 있냐”고 토로했다.

아내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돌잔치 때 시댁에서 친정 식구들을 아무도 못 오게 했다”며 “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을 땐 결혼식을 안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도 오시지 않고, 아무것도 하시지 않았다. 그게 상처가 정말 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VCR 화면을 보던 아내는 “처음에 (남편과) 같이 살 때 (시가에서) 제 나이가 한 살 많다고 반대했다”며 “그렇게 살다가 아이가 들어서니까 시어머니가 ‘애가 지워지냐’고 하더라. 애를 낳았을 땐 친정엄마가 몸조리해주신다고 오셨다. 어차피 애도 낳았으니까 ‘사돈’ 하시니까 시아버지가 ‘결혼식도 안 올렸으니 사돈이라 얘기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출처=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또 “엄마가 아이 4살 때 돌아가셨다. 시댁에 연락했더니 ‘결혼식을 안 올려서 가기도 그렇고, 부조하기도 그렇다’더라”며 “하지만 명절엔 가서 맏며느리라 음식도 다 했다. 근데 시할머니가 결혼식을 안 올렸으니 밖에 나와 있으면 안 된다고 해서 방에 숨어 있었다. 그때 아이가 너무 울어서 나가려니까 숨어서 가라고 했다. 그때 시아버지가 아이를 안고 나와서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결혼식을 안 올려서 그렇다’고 말씀하셨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 뒤로 몇 년간 시댁에 안 갔다. 스트레스로 폐결핵도 오고 응급실에 가서 산소호흡기도 꽂았다”며 “그때 시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호흡기 빼고 갔다. 제가 먼저 시아버지한테 ‘잘못했다’고 빌었다. 이 정도로 했는데 남편은 아무것도 안 하더라”고 쌓인 서운함을 고백했다.

김응수가 “남편분이 며느리로 인정해 달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되지 않았냐”며 의아해하자, 남편은 “못 해봤다. 제가 장남인데 저한테 거는 기대가 컸다”며 “다 제 잘못이다. 저희가 잘 살았으면 아내한테도 이렇게 심하게 안 할 텐데, 그 원망이 아내한테 다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아내가 원하는 것은 ‘해결’이 아닌 ‘대화’다. ‘해결’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의논’이라는 형태로 전환할 것”을 조언했다. 또 “꼭 필요한 말, 꼭 필요한 주장은 해야 한다”며 혼자 거울을 보고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라고도 덧붙였다.

아내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에게는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아내는 20년째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댁이 어떻게 자신을 대하느냐에 본인의 가치를 맞추지 말라”며 과거의 상처와 시댁에 대한 인정 욕구를 털어내고 남편과 아들, 그리고 자신을 가치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길 바란다며 위로했다.

한편 ‘결혼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출처=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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