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껐다’…UBS,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합의

입력 2023-03-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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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2300억원에 인수
스위스 당국, 유동성 지원·규제 일시 중단 약속
CS 최초 제안 거절에 한때 긴장감
UBS “자산 5조 달러로 불어나”

▲왼쪽부터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 카린 켈러-서터 스위스 재무장관, 콜름 켈러허 UBS 이사회 의장이 19일(현지시간)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합의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른/AP연합뉴스
스위스 1위 은행 UBS가 유럽을 은행 위기로 몰고 간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BS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총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2374억 원)에 CS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UBS는 “주식 거래 조건에 따라 CS 주주들은 주식 22.48주당 UBS 주식 1주를 받게 된다”며 “이번 인수로 5조 달러(약 6548조 원) 이상의 총자산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은 1000억 스위스프랑에 달하는 유동성 지원을 약속했다. 규제 당국인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UBS가 CS를 인수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제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UBS와 CS는 최종 합의 전까지 긴박하게 움직였다. 맨 처음에 UBS가 10억 달러 수준에서 인수가액을 제시했지만, CS가 거절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후 UBS가 금액을 높이면서 타결됐다.

UBS는 이번 거래로 비용 절감과 입지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동시에 위기 상황에 따른 조처라는 점을 강조했다.

콜름 켈러허 UBS 이사회 의장은 “이번 인수는 UBS 주주들에게 매력적이지만, CS에 관한 한 긴급 구조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겠다”며 “CS의 투자은행(IB) 사업을 축소하고 우리의 보수적인 위험 대응에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실사할 시간은 거의 없었고 CS 장부에 우리가 평가하기 어려운 자산들이 있었다”며 “그래서 정부의 손실 보증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빅딜의 승자는 UBS의 랄프 해머스 최고경영자(CEO)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UBS 운용자산은 단숨에 5조 달러로 급증하게 된다. 또 이번 사태 전 CS의 시장 가치는 UBS가 인수 자금으로 쓴 자금의 3배 이상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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