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불똥 튄 글로벌 은행 ‘공포’…전문가 4인 진단

입력 2023-03-16 15:06수정 2023-03-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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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사그라드나 싶더니 이번엔 스위스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 임박설이 돌고 있다. SVB가 불러온 위기감이 유럽 대륙에 상륙한 모습이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CS 유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약 70조 원의 자금을 빌려주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언제 어디에서 글로벌 위기가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SVB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려했던 부분은 미국 이외 지역, 특히 유럽으로 전이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그 우려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국내 증시 전문가 4명에게 글로벌 은행 파산 공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우선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VB사태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의 중소은행 뱅크런은 잦아들고 있고, CS도 스위스 당국에서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해 미국에서 유럽으로의 전이는 막아지는 모양새”라면서도 “아무래도 예전보다 민감하게 리스크 관리를 하려다 보니 은행의 대출태도가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정부 당국이 지켜보고 있고, 채안펀드 등도 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이되거나 시스템 리스크가 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전이가 안 된다는 생각이 퍼지면 주식시장에는 안도감이 돌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하기엔 아직은 이른감이 있다”면서도 “국내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위기 자체가 계속 확산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D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가)우리나라보다 유럽이랑 많이 엮여있다보니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 “다만 간접적 영향은 있을 수 있어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크레디트스위스 사무실 앞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취리히/AP연합뉴스

또 이번 사태로 인해 곧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 대다수는 25bp(bp=0.01%)인상이나 동결을 예상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금리 인상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과도한 통화긴축으로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면서 “연준도 과도한 인상이었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25bp 인상과 함께 금리 인상 종료 관련 코멘트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연구원도 “동결을 완전히 확신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물가 등 여러 측면이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 있어 동결 또는 25bp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반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상이나 동결의 여부가 이제 중요치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병연 연구원은 “동결하든 25bp를 인상하든 상관없이 이제 연준은 금리 인상이 거의 끝이라는 인상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 인상 후유증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연준도 이에 대해 조심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이번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발언들이 나왔다.

오 연구원은 “예상보다 경기둔화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고, 금리 인상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경기를 다시 회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결국 연준이 대책을 어떻게 세우는지에 따라 달려있다”면서도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고 금리 인하 등의 상황이 이루어진다면 금융시장이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봤다.

박성우 연구원도 “금리가 잡힌다는 것은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금융환경 측면에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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