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러에 경고...“국제법 허용 어디든 비행·작전할 것”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5일(현지시간) 흑해 상공에서 미국 무인기(드론)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 후 추락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강하게 경고했다.

CNN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50여 개국 국방 당국자 간 임시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방위연락 그룹(UDCG) 회의에서 전날 미국 드론의 추락 사건을 언급하며 "이 위험한 사건은 국제 공역에서 공격적이고 위험하며 안전하지 않은 행동 패턴의 일부"라고 지목하며 "러시아는 군용기를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이날 국방부 언론 브리핑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고 확인하면서 러시아 전투기의 진로 방해 행위로 인해 드론이 추락한 것을 두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열강은 투명성과 소통에 있어 귀감이 돼야 한다"며 긴장 확대를 막기 위해 대화를 중시하는 입장을 강조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도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한층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물리적 충돌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은 고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의 무력충돌을 추구하지 않으며 현시점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고 거기서부터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추락한 드론 잔해 회수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이번 사건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직접 관여했다는 점이 또다시 확인됐다면서 러시아가 드론 잔해를 수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흑해에 해군 함정이 없어서 회수 작업이 상당히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며 회수 작업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CNN은 복수의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이 흑해로 떨어지기 전에 군이 원격으로 민감한 소프트웨어를 삭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