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득”...노보노디스크도 바이든 압박에 인슐린 가격 75% 인하

▲노보노디스크의 인슐린펜.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형 제약사들에 인슐린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노보노디스크(이하 노보)가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75% 낮출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노보는 내년 1월부터 자사 제품인 노보로그 인슐린의 정가를 75%, 노볼린과 레브미르(Levemir)의 가격을 각각 65%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에 맞춰 브랜드가 없는 인슐린 제품의 가격도 인하할 방침이다.

스티브 앨버스 노보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환자의 경제적 상황과 시장 역할, 진화하는 정책적 변화에 균형을 맞추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인슐린을 구입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중대하게 여기는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노보의 인슐린 가격 인하 발표는 이달 초 일라이릴리가 전격적으로 올해 4분기부터 인슐린 가격을 최대 70%까지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후 나왔다.

노보는 일라이릴리, 사노피와 함께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인슐린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 중 하나다. 이들 제약사는 2010년대 미국 내 인슐린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인슐린 중 하나인 노보로그 한 달분은 수백 달러에 달한다. 5팩의 주사 펜 제품이 558.83달러, 병 제품은 289.36달러다. 이번 가격 인하가 시행되면 약값은 각각 139.81달러, 72.34달러가 된다.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제공하는 인슐린 가격을 월 35달러 이하로 낮출 것을 제약사들에 촉구해왔다. 국정 연설(연두교서)에서 공개적으로 요구하는가 하면, 이달 초 일라이릴리가 가격 인하를 발표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른 제약사에도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약사들이 인슐린 가격을 75%나 인하해도 여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약값을 인하하는 대신 리베이트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021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내년부터 리베이트 지불 한도가 사라진다. 이를 통해 제약사들의 약값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에 내년부터 약값을 인하한 경우 공공의료보험 중 하나인 메디케이드에 지불해왔던 막대한 리베이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당장 노보는 노보로그와 레브미르에 대해서 내년 3억5000만 달러가량의 리베이트를 내지 않고, 약 2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추가할 수 있다.